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의 주가가 실적을 기반으로 움직일 것으로 봤다. 이제 경쟁심화에 따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 하락이 문제다.
기심위는 경영 투명성 면에서 일부 미흡하지만 기업 계속성과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9거래일 만에 거래를 다시 시작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이슈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본업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영위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에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 의견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경쟁 심화를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낮춰잡는 증권사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가치의 하향폭이 크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44만원을 낮췄다. 경쟁 심화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11조7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로직스가 보유한 에피스 지분(50.1% 가정)의 가치도 기존 5조8950억원에서 3조765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KTB투자증권은 에피스 지분 가치를 14조원에서 8조원을 낮췄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인데, 이유는 역시 경쟁심화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성을 목격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원조약 개발사들도 바이오시밀러의 공세에 대응 중이다. 애브비는 올 3분기 실적발표에서 유럽 휴미라 가격을 10~80% 할인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로슈는 허셉틴 피하주사제형(SC) 출시로 정맥주사제형(IV)인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침투를 방어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