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일본 게임기업 SNK가 코스닥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등 인기 게임의 지식재산권(IP) 가치를 내세웠지만 싸늘해진 최근 공모주 시장의 투자 심리를 이겨내지 못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NK는 이날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4~5일 실시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낸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SNK 측은 “공모주 시장 침체 여파로 상장을 자진 철회하게 됐다”며 “재추진 여부와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증시가 출렁이면서 최근 상장을 포기하는 업체가 잇따랐다. 지난달 6일 CJ그룹 계열사인 CJ CGV 베트남홀딩스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유가증권시장 입성 계획을 접었다. 이 외에도 올 하반기 들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도 IPO를 포기한 공모기업은 드림텍, KMH신라레저, HDC아이서비스, 프라코, 아시아신탁, 카카오게임즈 등이 있다.

중형급 IPO로 꼽혔던 게임기업 베스파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아시아나IDT는 회사가 제시한 희망가격 범위에 못 미치는 공모가로 상장에 나섰다. 이 여파가 희망 공모금액 최상단 기준으로 기업가치 1조517억원을 노렸던 SNK에도 그대로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 등 상장 게임기업의 주가가 최근 조정받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