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정치인과 관련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정치테마주가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창은 180원(9.18%) 상승한 21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이 기간 23% 이상 급등했다. 소화기 제조, 호텔 임대, 부동산 개발 사업 등을 하는 한창은 최승환 사장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라는 이유로 ‘나경원 테마주’로 분류된다. 나 의원은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전날엔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세훈 3종세트’라 불리는 진양산업, 진양화학, 진양폴리가 각각 29.93%, 24.22%, 20.45% 치솟았다. 이들 3개 종목의 지주회사인 진양홀딩스 대표 양준영 부회장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고려대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회장은 이 회사 최대주주인 KPX홀딩스의 오너인 양규모 회장 아들로, KPX홀딩스 2대 주주(지분율 10.40%)다. 오 전 시장은 최근 한국당에 입당해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진양화학은 지난달 22일 “회사의 사업 및 임원은 오 전 시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후로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선거철도 아닌데 정치테마주가 뜨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증시 체력이 허약해진 점을 꼽았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요인과 국내 주력 업종의 성장성 둔화 등으로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며 “일확천금을 노린 투자 패턴으로 정상적인 매매 행태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