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의사당 찾아 조문…장례식때 조사는 하지 않을 예정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진정한 위대함 보여주는 삶 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3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DC에 있는 미 의회 의사당을 찾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조문했다.

지난달 30일 향년 94세로 타계한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이날 의사당 중앙홀에 옮겨져 사흘 동안 안치된다.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의사당 중앙홀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의 관 앞에서 거수경례를 했고, 멜라니아 여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추모의 뜻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부시 전 대통령의 관 앞에 1분가량 머물렀다고 AFP가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 방문 직전 거행된 부시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5시께 주요 정치인들과 유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신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을 "미국의 진정한 위대함을 잘 보여주는 삶을 산 남자"라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부시 대통령은 정의와 영속적인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오랜 삶 내내 사심 없이 일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를 통해 "조지 H.W. 부시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부시 일가와 함께 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전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서 열리는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러나 국장(國葬)으로 엄수되는 이번 장례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弔詞)를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사실 부시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공화당 소속이기는 하지만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생전에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혔다.

그의 차남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공화당 경선에서 꺾었던 트럼프 대통령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하던 중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을 듣자마자 5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하고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등 예우를 다하는 모습이다.

백악관은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부시 일가가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물 수 있도록 초청했다고도 밝혔다.
[로이터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