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담배권으로 출점 제한…신규 출점은 `제한` 폐업은 `쉽게`
공정거래위원회가 과밀화 해소를 목적으로 편의점 업계가 합의한 자율 규약을 사상 처음으로 승인했습니다.

경쟁사 간 출점 거리 제한은 지역에 따라 50∼100ｍ로 결정됐습니다. 출점·운영·폐업에 걸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자율 규약은 전국 편의점의 96%에 적용됩니다. CU(씨유),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 한국편의점산업협회 5개 회원사와 비회원사인 이마트24도 동참한 결과입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자율 규약 제정안을 가맹사업법에 따라 지난달 30일 소회의를 통해 승인, 오늘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자율 규약은 가맹분야 최초 사례로, 과밀화 해소와 편의점주 경영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춰 출점→운영→폐점에 걸친 업계의 자율 준수 사항이 담겼습니다.

출점 단계에서는 근접 출점을 최대한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출점예정지 근처에 경쟁사의 편의점이 있다면 주변 상권 입지와 특성, 유동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겁니다.

관심을 끈 거리 제한은 구체적인 수치를 담지 않고 `담배 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 제한` 기준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담배판매소 간 거리 제한은 담배사업법과 조례 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로 50∼100ｍ입니다.

운영 단계에서 각 참여사는 가맹점주와 공정거래·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상생발전에 필요한 지원을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습니다. 직전 3개월 적자가 난 편의점에 오전 0∼6시 영업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당한 영업시간 금지도 규약에 담겼습니다.

폐점 단계에서는 가맹점주의 책임이 아닌 경영악화 때 영업위약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희망폐업`을 도입합니다. 만약 영업위약금 관련 분쟁이 발생한다면 참여사의 `자율분쟁조정협의회`에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자율 규약이 실효성 있게 이행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서면실태조사를 통해 정보공개서에 나온 출점기준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점검하고, 실제와 다르다면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등의 조처를 할 계획입니다.

인근 점포 현황이나 상권분석자료 제공 정도, 영업위약금 감경·면제사유 구체화 정도, 위약금 감면 실적을 상생협약 평가 기준에 반영합니다. 경쟁 업체 출점 등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해 폐점할 때 내는 위약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감면하는지를 표준가맹계약서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율 규약은 업계 스스로 출점은 신중하게, 희망폐업은 쉽게 함으로써 과밀화로 인한 편의점주의 경영여건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신선미기자 ss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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