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중국이 향후 90일간 무역분쟁 갈등 해결을 위해 완충의 시간을 갖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잠시나마 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양국의 패권경쟁이 언제 재발할 지 모르고 환율과 국제유가, 신흥국 불안 등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최악으로 치닫나 싶던 미·중 갈등이 90일간의 ‘숙려기간’을 갖기로 하면서 일단 확전은 피하게 됐습니다.

재계는 조건부 휴전에 안도했지만 여전히 미국이 대중 무역적자에 불만이 높고 쟁점을 비켜간 채 휴전을 택한 만큼 언제든 합의가 깨질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 실장

“철강은 상계관세 부과 우려 여전하고 추가로 자동차 관세 부과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 입장인데 장기적으로 우리경제에 부정적 마이너스 요인 클 듯”

정상회담 합의 하루 만에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미국산 차에 부과중인 관세 철폐 합의를 전하며 공세를 높인 것을 감안하면 90일 이전 자동차 관세 폭탄은 언제든 터질 수 있고 25%의 관세가 현실화되면 사실상 국내 자동차업계는 폐업선고나 다름없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면제를 받긴 했지만 쿼터품목 예외신청 여부가 불투명한 철강도, 고점·공급과잉 우려가 일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의 업종들도 안심하기 이른 처지입니다.

다른 나라와 힘을 나눌 생각이 전혀 없는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기술굴기에 기초한 신성장동력, 장기비전인 시진핑의 ‘중궈멍(中國夢)`을 감안하면 최종 타결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어둡기만한 무역환경 전망 속에 기업들은 계획 수립, 리스크 관리가 이전처럼 녹록치 않습니다.

기본인 플랜A와 B는 물론 플랜C와 D까지 짜야 할 정도인 상황에서 이미 윤곽을 잡았거나 초안마저 잡지 못한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일부 또는 전면수정도 불가피하다고 토로합니다.

<인터뷰> A그룹 전략·재무 담당 임원

“이런 조건이면 어떻게 갈 것인가 결정해야 하니 그룹 싱크탱크·전략 담당 고민 크다”

설비, M&A 등 과감한 투자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며 영업이익 관리, 내실경영 등 보수적인 방향에 초점을 맞추며 양국의 원만한 타결만 바라봐야 하는 입장입니다.

25%대의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면 전체 수출액만 4조원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 속에 환율과 국제유가, 금리, 신흥국 위기, 최저임금, 협력이익공유제 등 국내 이슈까지 더해지며 내년은 기업들에게 어느 때 보다 혹독한 시험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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