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달린 것일까. ‘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일명 ‘양파’를 적어내는 등 체면을 구겼다. 자신의 재단(타이거우즈재단)이 주최하는 이벤트 대회 ‘히어로월드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서다.

우즈는 30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섬의 올버니 골프클럽(파72·7267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1개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전체 출전 선수 18명 중 꼴찌에서 두 번째인 공동 16위. 선두그룹인 패트릭 리드, 패트릭 캔틀레이(이상 미국)와는 8타 차가 벌어졌다. 우즈 뒤에는 일본의 마쓰야마 하데키(2오버파) 한 명뿐이다.

우즈는 히어로월드챌린지 대회와 인연이 깊다. 16번 출전해 5번 우승한 최다승 선수다. 대회 코스의 회원이어서 코스에도 밝다. 특히 허리 수술 이후 첫 복귀전으로 치른 지난해 대회에서 9위에 올라 자신감을 다졌다.

이날따라 그린 주변 어프로치와 퍼팅이 유독 말을 듣지 않았다. 우즈는 2~4m 정도의 퍼팅 거리에서 파와 버디를 줄줄이 놓치며 허망한 표정을 자주 지었다. 경기 초반 2개의 파3홀(2번, 6번)에서 보기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그는 곧바로 6번(파5), 7번(파4)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중위권으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왼쪽에 워터해저드를 낀 후반 12번홀(파3·192야드)에서 페이드샷을 치려던 게 드로샷이 걸리면서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워터해저드와 그린 사이 둔덕에 떨어진 공을 찍어내 15m가량 떨어진 홀에 붙이려 했지만 공은 다시 둔덕에 떨어진 뒤 도로 굴러내려와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1벌타를 먹고 시도한 네 번째 칩샷이 홀에서 멀어졌고, 더블보기 퍼트마저 홀을 외면하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야 했다. 순위가 꼴찌인 18위까지 급락했다.

우즈는 “최근 몇 달 동안 발목이 아파 고생했다. 오늘도 편하게 경기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우즈는 그러나 이후 15번(파5), 18번홀(파4)에서 잇따라 버디를 골라내 꼴찌를 면했다. 우즈는 2017~2018 시즌 미컬슨과의 ‘더 매치’까지 19개의 대회를 소화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