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푸에르토리코오픈 챔피언인 토니 피나우(29)는 평균 320야드를 때리는 슈퍼급 장타자다. PGA 투어 랭킹이 8위다.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오는 긴 팔로 공들이지 않고 툭툭 치는 듯한데도 손쉽게 300야드를 넘긴다. 지난해 시즌 그는 볼스피드 부문에서 투어 2위(시속 181.8마일)였다.

하지만 그도 ‘괴물신인’ 캐머런 챔프(23)의 무시무시한 장타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 피나우가 챔프의 놀라운 파괴력을 27일(현지시간) PGA닷컴에 털어놨다.

피나우는 지난해 9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알파인컨트리클럽에서 자선 골프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는 피나우의 사촌인 벤 투아원도 출전했다. 그는 2011년 월드롱드라이브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고 2012년엔 4강까지 올랐던 드라이버 장타 전문 선수. 챔프도 피나우의 권유로 이 대회에 참가했다. 두 ‘괴물’들은 곧 흥미로운 경쟁을 시작했다. 객관적인 볼스피드와 드라이브 거리를 재기 위해 첨단 런치모니터인 트랙맨을 가동했다. 둘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했다. 볼 스피드는 금세 200마일을 찍더니, 203마일까지 올라갔다. 피나우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분명한 건 챔프가 훨씬 효율적으로 공을 친다는 점이다. 스윗스폿 중앙에 잘 맞혔다. 400야드를 훌쩍 넘겼다”고 말했다.

정규 대회에선 자제하는 장타력을 이벤트 대회에서 유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챔프는 투어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70~80%의 스피드로 공을 때린다. 정확한 샷을 위해서다. 그럼에도 평균비거리 1위(328.2야드), 평균 헤드 스피드 1위(130.2마일), 평균 볼 스피드 1위(193.6마일)다. 챔프가 이 기록을 유지할 경우 2003년 행크 퀴니(43)가 세운 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최장타(321.4야드) 기록이 깨지게 된다.

피나우는 그의 경험을 이렇게 압축했다.

“내 평생 어느누구도 챔프보다 멀리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믿기 힘들 정도다. 그의 유연성과 비거리는 역대급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