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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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중국 산둥성에 있는 한 약국.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크고 작은 마스크가 진열대 전면에 나와 있었다. 아동용 제품부터 미세먼지 필터 기능이 있는 마스크까지 크기와 종류가 다양했다. 이 약국 점원은 "원래 하루 10개씩 팔렸는데 지금은 100개씩 판매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 이틀간 스모그 발생이 심해 방진마스크 문의와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마스크 시장이 가파르게 크고 있다. 대기질 악화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해 올해 중국 마스크 시장 규모는 53억위안(약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기상대(기상관측소)는 지난 26일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인근에 위치한 난징 등지에 각각 오렌지색(2급 경보, 사흘 이상 스모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과 적색(1급 경보, 나흘 이상 스모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 발령) 대기오염 경보를 내렸다.

중국 서북부에서 황사가 날아오면서 중국 전역이 스모그로 뒤덮였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지자 이날 오전 다광, 징후 등 베이징의 9개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 가운데 하나인 6환도로가 폐쇄됐다. 기상대와 현지 언론은 12월 초까지 미세먼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역이 대기오염에 휩싸이자 최근 시민들 사이에서 마스크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3대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인 쑤닝이거우에 따르면 올 11월 의료용 마스크 판매량이 전월 대비 546% 증가했다.

의료용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에 비해 스모그 차단 기능이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기능성 마스크 가격은 평균 7위안(1100원)가량이다. 미세먼지가 심각했던 지난 9~10월에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한 마스크 도매상은 "최근 스모그가 심해지면서 방진 마스크가 다른 마스크 모델보다 훨씬 더 많이 팔리고 있다"며 "판매량이 몇 배는 늘어 하루에 300~400개씩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조사 매체 산업정보망 통계에 따르면 중국 마스크 수요량은 2011년에 10억개, 2012년에는 12억5000만개, 2013년에는 15억개에 달했다. 올해 중국 마스크 시장 규모는 53억위안(약 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3년 29억위안(약 47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성장한 수치다.

스모그에 대한 국내외 매체의 높은 관심과 함께 인체에 대한 위해성이 크다고 인식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외출 시 마스크로 착용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마스크 시장도 성장세다. 중국 발(發) 황사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계절에 관계없이 빈번하게 대기 상태가 악화되면서 온라인몰 등에서 마스크 판매량이 껑충 뛰고 있다.

전국에 미세먼지가 덮친 이달 중순(16~27일)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서 황사·독감 마스크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25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요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에서도 마스크팩 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마스크가 일상용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특허출원도 활발하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마스크 특허출원이 연평균 113건으로 집계됐다. 2008~2012년 연평균 80건씩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41%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황사마스크(생활용품) 시장은 약 700억원 규모다. 대기질과 건강에 대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마스크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대량 구매도 늘고 있다"며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 미세먼지 상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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