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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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통신망이 훼손되며 카드 결제, 은행 자동화기기(ATM) 사용이 어려워졌다. 사태 해결이 장기화될 전망이기에 카드사들이 대안 마련에 들어갔다.

화재로 KT아현지사가 관할하는 서울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때문에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은행 ATM도 ‘먹통’ 상태가 됐다.

고객이 카드결제를 하면 가게의 카드 단말기는 결제 정보를 밴(VAN)사로 보내고 밴사는 이 정보를 다시 카드사로 보내 카드사가 해당 결제를 승인한다. 카드 단말기와 밴, 밴과 카드사가 통신망으로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통신망이 차단되며 카드 결제가 멈춘 것이다.

KT 망이 아닌 SKT나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는 가게에서는 평소처럼 카드결제가 된다. 카드사들은 카드 단말기와 밴까지 통신망이 정상 연결됐지만 밴과 카드사 사이 통신망이 끊긴 경우도 가정해 밴사가 결제를 ‘대행 승인’하고 사후 카드사에 전달하면 해당 결제 대금을 정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통신망에 문제가 있을 경우 결제 정보를 아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설비 복구 전 임시 우회망을 설치해 통신을 재개하는 가복구에 1∼2일, 완전 복구에는 일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 결제 정상화는 통신망이 완전 복구돼야 정상화가 가능하다.
KT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서울 시내 소매점에서 카드결제가 불가능해지자 은행 자동화기기(ATM)에는 현금을 찾으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사진=전형진 기자
KT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서울 시내 소매점에서 카드결제가 불가능해지자 은행 자동화기기(ATM)에는 현금을 찾으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사진=전형진 기자
카드사들은 통신 장애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신 장애 지역이 신촌, 홍대, 한남동 등 주말 나들이객들이 많이 지역이기에 나들이객이나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탓이다.

자영업자들이 현금 결제를 받으면 되지만, 해당 지역에서 KT 통신망을 쓰는 은행 자동화기기(ATM)도 작동이 안 돼 소비자들은 현금을 인출해 쓰기도 어렵다.

카드사들은 밴사와 협력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휴대용 결제 단말기를 보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밴사와 카드사 간 연결망을 S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회사의 망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를 주고받는 망에서 문제가 발생해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KT가 망을 복구하거나 다른 회선을 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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