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2707> Tiger Woods, left, shakes hands after losing a a golf match to Phil Mickelson, right, at Shadow Creek golf course, Friday, Nov. 23, 2018, in Las Vegas. (AP Photo/John Locher)/2018-11-24 10:28:54/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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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43승을 거두는 동안에도 ‘만년 2인자’에 머물러야 했던 필 미컬슨(미국)이 묘기 샷을 펼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압하고 마지막에 웃었다.

미컬슨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GC에서 열린 우즈와 ‘캐피털 원스 더 매치 : 타이거 vs 필’ 1대 1 매치 플레이 연장 네 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아채며 파에 그친 우즈를 꺾고 우승상금 900만 달러(약 102억원)를 독식했다.

PGA투어 통산 43승에 메이저대회 5승을 거둔 미컬슨과 PGA투어 80승, 메이저대회 14승을 거둔 우즈의 대결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우즈의 승리를 예상했다. 골프닷컴은 11명의 전문가 중 7명이 우즈의 승리를 예상했다고 전했다.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우즈 승리 배당률로 1/2, 미컬슨의 승리 배당률로 8/5를 집계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미컬슨이 우세했다. 우즈는 짧은 거리의 퍼트를 경기 내내 놓쳤다. 미컬슨도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으나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으며 경기를 이끌었다.

17번홀(파3)에선 승리의 기운이 잠시 우즈에게 넘어오는 듯했다. 1홀차로 뒤지던 우즈가 그린 주변에서 칩샷 버디를 낚아채며 동점을 만들고 포효했다.

하지만 우즈는 겨우 되찾은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93야드로 짧게 세팅된 홀에서 그린 밖으로 공을 보냈다. 승부가 난 연장 네 번째 홀에선 홀 주변 2m가 조금 넘는 거리에 공을 떨궜지만 퍼트가 말을 안들었다.

결국 1m 거리에 붙인 미컬슨이 경기를 끝내는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5시간 넘게 이어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년 넘게 우즈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으나 이날은 미컬슨이 주인공이었다.

미컬슨은 “아직도 심장이 뛰어 진정시키려 한다”고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7번홀 상황에 대해서 그는 “우즈가 20년 넘게 클러치(승부처에서 나오는 중요한) 샷을 하더니 오늘도 할 줄은 몰랐다”며 “(타이거) 우즈는 골프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라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주최측이 부상으로 준비한 금빛 벨트를 차는 시늉을 한 미컬슨은 “(주최측이 우즈의 승리를 확신하고) 사이즈를 우즈에게 맞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연장전 100야드도 안되는 파3 홀에서 그린을 놓친 우즈는 “예전에는 높이 띄워 그린에 공을 세우는 샷을 잘 했으나 오늘은 하지 말아야 할 잘못된 예를 보여준 날”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