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라이프트렌드는?…젠더 뉴트럴·공유 오피스·살롱의 부활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이 쓴 《라이프트렌드 2019》(부키)는 내공 있는 트렌드 전문가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2014년부터 매년 《라이프트렌드》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왔다. 통찰력과 정보 제공 측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경영자들이 읽을 가치가 있다. 다소 생경하지만 기존에 갖고 있는 고정관념의 틀을 벗을 수 있는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

이 책은 라이프스타일 즉 생활양식이나 소비 패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분야를 오랫동안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 전문가가 아니면 좀처럼 낚아챌 수 없는 트렌드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했다.

2019 라이프트렌드는?…젠더 뉴트럴·공유 오피스·살롱의 부활
각 장의 제목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전반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젠더 뉴트럴 전성시대, 살롱의 부활, Z세대, 싱글 오리진의 역습, 적당한 불편 시즌, 트렌드 코드 스탠딩, 로케이션 인디펜던트, 라이프스타일 전성시대, 제품의 시대가 아닌 서비스 시대 등이다. 독서력을 키우고 싶은 독자라면 목차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면서 저자의 의도와 책 내용을 나름대로 상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러 내용 가운데서도 단연코 눈에 돋보이는 것은 트렌드 이슈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젠더 뉴트럴’이다. 젠더 뉴트럴이란 성의 구분을 없애고 중립성을 택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공유돼온 여자는 어떠해야 하고 남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통념이 깨지는 시대를 맞고 있다. 저자는 “2019년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이자 비즈니스 트렌드로 젠더 뉴트럴은 아주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젠더 뉴트럴은 사회 문제를 넘어 패션, 뷰티, 가방 등과 같은 소비와 비즈니스에 핵심 코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저자는 공유 오피스의 확산도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 파악하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살롱 문화의 확산이 놓여 있다고 해석한다. “공유 오피스의 확산에서 결정적인 것은 네트워크 효과 즉 살롱 문화”라는 것이다. 커피에 자주 사용되는 ‘싱글 오리진’은 단일한 기원을 뜻한다. 단일한 국가가 농장에서 생산한 단일 품종의 커피콩이다. 싱글 오리진의 약진에는 남과 다른 자기만의 취향을 자각하고 드러내려는 소비자의 선호 변화가 있다. 소고기 시장, 독립 잡지 시장, 위스키 시장 등에서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9년을 장식할 또 하나의 대세는 스탠딩 워크, 스탠딩 회의, 스탠딩 스터디, 스탠딩 파티, 스탠딩 술집 등이다. ‘스탠딩’이란 용어가 사회적인 현상으로 두드러지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자는 “이제 우리 사회도 서서 가볍게 한잔 마시는 문화를 받아들일 충분한 준비가 됐다”며 “특히 2030세대는 더더욱 그렇다”고 서술한다.

여러 트렌드 서적에 비해 이 책은 한 분야를 깊이 파고 들어온 전문가의 시선이 돋보인다. 주목해야 할 현상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전후 맥락 속에서 특정 트렌드의 부상을 지목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