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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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9월 11.74(월평균)에서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지난달 17.26으로 치솟더니, 이달 들어 평균 18.33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수가 높다는 것은 코스피200 옵션 투자자들이 앞으로 변동성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국내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변수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를 때 덜 오르더라도 빠질 때 덜 빠지는 주식, 꾸준히 많은 배당을 하는 주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흔들리는 장엔 고배당주 매력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0.52% 하락했지만 에프앤가이드가 가격변동성(일간 수익률의 표준편차)이 작은 종목을 추려 만든 ‘WISE 로우볼(low volatility)지수’는 7.57%, 배당수익률과 배당안정성이 높은 종목으로 구성한 ‘WISE 지속배당지수’는 5.97% 떨어져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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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둔화하고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땐 저변동성과 배당을 중점적으로 보고 투자하는 것이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배당주는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 확대 등으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내년 투자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이 ‘WISE 로우볼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내년 순이익이 올해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종목은 CJ대한통운(예상 순이익증가율 70.6%), 현대자동차(44.7%), 기아자동차(35.2%), 현대제철(30.9%), 현대모비스(22.0%) 등이다.

올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종목별로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호재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은 내년 10조3250억원의 매출과 99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게 국내 증권사들의 관측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업계에서 운임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운임 인상은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내년 1조81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국제 유가 하락과 원전가동률 안정화로 비용 압력이 줄어든 점이 긍정적”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0.26배로 역사적 저점에 가까워 주가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ETF도 ‘저변동성’ 테마로

내년 배당수익률이 4% 안팎으로 예상되면서 순이익이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만한 종목으로는 에쓰오일(예상 배당수익률 4.9%), 세아베스틸(4.6%), 두산·현대차(4.2%) KT&G(4.0%) 등을 꼽았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은 전극봉과 니켈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수요산업 부진으로 판매가를 인상하지 못하면서 올해 실적이 부진했다”며 “내년부터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면 실적이 올해를 저점으로 회복될 전망이라 지금 주가가 바닥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신사업 분야인 연료전지가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안정적 투자로 변동성 장세를 버티려는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SK증권이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을 분석한 결과, 자금 순유입량이 많은 ETF 10종 중 7위는 전기·가스 등 경기방어업종에 중점 투자하는 ‘유틸리티 셀렉트 섹터 ETF’였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