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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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600만원선마저 내줬다. 지난 15일 700만원대 붕괴 후 채 한 주도 안 지난 시점이다.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체인분리)로 촉발된 가상화폐(암호화폐) 하락장이 반등 없이 재차 급락해 투자자들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됐다.

20일 오전 8시 현재 비트코인 시세(업비트·빗썸 기준)는 566만~567만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19일) 오후 들어 하락세를 시작한 비트코인은 같은날 오후 10시20분경 600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매도세와 매수세가 공방을 벌이며 20일 오전 0시30분께 잠시 600만원을 회복했으나 이후 다시 내리 빠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19일 오후부터 하락해 600만원이 무너졌다. 20일 오전 8시 기준 560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 출처=업비트 화면 갈무리
비트코인 가격이 19일 오후부터 하락해 600만원이 무너졌다. 20일 오전 8시 기준 560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 출처=업비트 화면 갈무리
수개월 동안 720만원선을 유지하던 비트코인 시세가 닷새 만에 160만원 가량 폭락한 것이다. 20% 이상 빠지며 연말 상승장 기대감도 사라지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설립자가 연말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를 앞선 2만5000달러(약 2820만원)에서 1만5000달러(약 1691만원)로 크게 내린 게 대표적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달러로도 5000달러(약 564만원·코인베이스 기준)를 밑돌며 비관론에 힘이 실렸다. 마티 그린스펀 이토로 애널리스트는 “5000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며 추가 매물이 쏟아져 다음 지지선은 3500달러(약 395만원)까지 내려 잡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초 달성한 최고점(약 2890만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지선이 무너진 뒤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 당분간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추가 폭락의 주요 원인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체인분리) 방향성을 놓고 벌인 진영간 대립 후폭풍으로 지목된다. 해시파워(채굴력) 우위를 점한 비트코인 ABC 진영이 비트코인 SV 진영에 승리할 것으로 보이나 내분에 따른 불확실성 우려가 시장으로 표출됐다는 설명이다.

ABC 진영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와 관련해 거래 속도를 높이고 스마트 콘트랙트 구현을 위한 새 기술 도입을 제안했다. 반면 SV 진영은 비트코인 프로토콜 변경 없이 블록 크기만 늘려 속도를 끌어올리자고 맞섰다. 이같은 의견차가 진영간 설전으로 번지며 대량매도 가능성을 높인 게 악재가 됐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들도 동반 하락하며 이더리움 17만1000~2000원, 이오스 4670~4680원 등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24시간 전)에 비해 10% 이상씩 빠친 수치다. 하드포크 방향성 논란을 빚은 비트코인캐시의 경우 업비트에선 약 27만원, 빗썸에서는 약 31만원선에 형성됐다. 업비트는 하드포크한 ‘비트코인캐시 SV’도 거래 추가한 상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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