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리는 美경제 정점론
'나홀로 호황'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 둔화가 발목
高금리에 주택시장 냉각
2009년 시작된 미국의 경기 확장세는 10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고용지표만 봐도 △실업률 3.7% △신규 일자리 25만 개 증가 △시간당 임금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 등 탄탄한 흐름을 보여줬다. 고용 호조로 가계 소득이 늘어나자 소비지출도 8월 0.4%(전월 대비), 9월 0.3%, 10월 0.8% 등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 14일 “미국 경제가 매우 좋으며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힌 이유다.
올해 호황을 이끈 공신 중 하나는 기업의 설비투자였다. 올 1월 감세 시작과 함께 기업들은 투자를 늘렸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8.5%에 달했고 2분기에도 4.6%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 증가율은 0.4%로 뚝 꺾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분기부터 수입품에 본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자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거나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무역정책에 따른 영향은 아직 커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관세 부과 상품이 많아지면 성장세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연 5%를 넘으면서 9월 기존주택 및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각각 3.4%, 5.5% 감소했다. 기존주택의 가격 상승률은 8월 4.9%(전년 동월 대비)에서 9월 4.2%로 떨어졌고, 신규주택 가격은 8월 1.6% 상승에서 9월엔 아예 3.5% 내림세로 돌아섰다.
3분기 들어선 세계 각국의 경기가 주춤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고 중국은 2009년 금융위기 때 이후 최저인 6.5% 성장(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는 16일 “글로벌 성장세가 역풍이 될 것이며 미국에도 파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내수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은 매출의 40%를 해외시장에서 거둔다. 이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큰 기업부터 주가가 꺾이고 있다.
미국 GDP 증가율은 2분기 4.2%(전기 대비 연율)에서 3분기 3.5%로 소폭 둔화했다. 여전히 잠재성장률(2%대 후반으로 추정)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4분기엔 2%대 중반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뉴욕연방은행의 경제예측모델 나우캐스트는 16일 4분기 성장률을 2.59%로 예측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15일 “미국의 성장률 둔화는 거의 확실하다”며 “침체 위험은 향후 2년간 거의 50%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Fed 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은 16일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근접했으며 금리 인상 시 경제 데이터를 더 많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