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혁명군' 등 SNS 지지층을 버팀목으로 급성장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결국 SNS에 발목을 잡힐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잠재적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상황에서 '혜경궁 김씨' 사건으로 도덕성과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계정에선 이 지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적 인물들을 지속적으로 비하하거나 비난해왔다.
경찰은 17일 김씨를 공직선거법(허위사실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관련한 의혹들 가운데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거나 송치할 예정인 사건만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직권남용 및 허위사실 공표' 등을 포함해 총 4건이 됐다.
이 지사는 과거 3건과 관련해선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반면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해 이 지사와 김씨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도덕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다면 여론이 급격하게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이 지사는 지난 당내 경기도지사 경선 과정에서부터 친문(文) 그룹과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같은 경기지사 경선 후보였던 친문 성향의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에 대한 비난 글이 올라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공분을 산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경찰 발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찰은 정치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는 수사를 해야 합니다. 이재명 부부를 수사하는 경찰은 정치를 했습니다. 정치플레이와 망신주기로 쏘지 않은 화살은 이미 과녁에 꽂혔습니다."라고 했다.
덧붙여 "지록위마,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다.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도정에 충실히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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