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빠지면 펀드에 돈 몰리던 패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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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오르면 환매했다가
떨어지면 돈 들어오는 패턴 '실종'
2월 하락장선 8천억 유입됐지만
지난달 급락장선 734억원 불과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 얼어붙어
"일단 지켜보자" 매수 않고 관망
떨어지면 돈 들어오는 패턴 '실종'
2월 하락장선 8천억 유입됐지만
지난달 급락장선 734억원 불과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 얼어붙어
"일단 지켜보자" 매수 않고 관망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저가 매수세가 사라졌다. 지난 4~5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지수가 오르면 환매가 나왔다가도 지수가 떨어지면 돈이 들어와 하락장을 지탱해주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저가 매수세 ‘실종’은 증시 주변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데다 최근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펀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란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라진 주식형 펀드 저점매수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8974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8241억원이 빠져나가 순유입액은 734억원에 그쳤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제외한 수치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13.37% 급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3.13%)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지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미미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고점 매도’ 패턴으로 움직였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면 반등을 기대하며 돈을 넣고 시장이 회복되면 차익 실현을 위해 돈을 뺐다.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6.44% 오른 지난해 5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9992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한 달 동안 3.28% 상승한 지난해 3월에도 1조2272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2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 월간 순유출 규모 가운데 가장 컸다.
반대로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5.42% 떨어진 지난 2월엔 8643억원이 순유입됐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월간 순유입 규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초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시장이 조정받으면 반등을 기대하면서 펀드 투자를 늘렸지만 하반기부터 이런 패턴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자금 유·출입도 줄어
사라진 건 저가매수세뿐만이 아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들고 나는 자금 규모 자체가 줄었다. 올 8월 이후 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과 유출 규모는 모두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 주식형 펀드 매수 규모가 9000억원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1월(8071억원) 후 처음이다. 그때는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환매가 쏟아지던 시기였다. 당시에도 그 다음달엔 매수 규모가 1조2771억원으로 바로 늘어 올 하반기처럼 추세적으로 펀드 매수 감소세가 이어지진 않았다.
투자 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결과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어지자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며 “지난달 시장 조정폭이 커지면서 반등할 것이란 전망보다 지켜보자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돈을 넣지도, 빼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자금이 몰리는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지난달 18조9951억원이 순유입됐다. MMF는 대표적인 단기 부동자금이다. 통상 MMF 설정액이 늘어나면 시장전문가들은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생긴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분기 말이라 기업 자금 수요가 늘어 MMF 설정액이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갈 곳을 못 찾은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8974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8241억원이 빠져나가 순유입액은 734억원에 그쳤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제외한 수치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13.37% 급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3.13%)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지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미미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고점 매도’ 패턴으로 움직였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면 반등을 기대하며 돈을 넣고 시장이 회복되면 차익 실현을 위해 돈을 뺐다.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6.44% 오른 지난해 5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9992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한 달 동안 3.28% 상승한 지난해 3월에도 1조2272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2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 월간 순유출 규모 가운데 가장 컸다.
반대로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5.42% 떨어진 지난 2월엔 8643억원이 순유입됐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월간 순유입 규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초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시장이 조정받으면 반등을 기대하면서 펀드 투자를 늘렸지만 하반기부터 이런 패턴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자금 유·출입도 줄어
사라진 건 저가매수세뿐만이 아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들고 나는 자금 규모 자체가 줄었다. 올 8월 이후 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과 유출 규모는 모두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 주식형 펀드 매수 규모가 9000억원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1월(8071억원) 후 처음이다. 그때는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환매가 쏟아지던 시기였다. 당시에도 그 다음달엔 매수 규모가 1조2771억원으로 바로 늘어 올 하반기처럼 추세적으로 펀드 매수 감소세가 이어지진 않았다.
투자 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결과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어지자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며 “지난달 시장 조정폭이 커지면서 반등할 것이란 전망보다 지켜보자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돈을 넣지도, 빼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자금이 몰리는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지난달 18조9951억원이 순유입됐다. MMF는 대표적인 단기 부동자금이다. 통상 MMF 설정액이 늘어나면 시장전문가들은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생긴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분기 말이라 기업 자금 수요가 늘어 MMF 설정액이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갈 곳을 못 찾은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