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사진)가 제5회 한국기금·자산운용대상 공제회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 1, 2회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심사위원 만장일치 대상을 받았다. “공제회 맏형답게 가장 체계적이고 선진화한 기금운용체계를 갖췄다”(정병욱 서울시립대 교수)고 평가받았다.

공제회 부문 심사는 공제회별 특별법에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된 공무원 관련 5개 공제회(교직원, 행정, 군인, 경찰, 소방)를 대상으로 했다. 정부가 설립 단계부터 자금을 투입한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는 이번에 평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심사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로 나눠 했다. 정성평가는 △운용체계(외부 전문가 참여 비중, 기금운용조직 전문성 및 독립성) △위험관리(관련 위원회 전문성, 위험 모니터링 주기 관리) △성과관리(위탁운용 배분 적정성, 부실자산 처리 기준) 등으로 세분화해 심사했다. 정량평가는 △수익성(수익률, 샤프 비율) △건전성(부실자산 비율, 위험가중자산 비율) △자산부채 종합(ALM)관리 등을 살폈다.

심사위원들은 공제회의 대체투자 심사에 큰 비중을 뒀다. 보험사, 대학 등에 비해 목표수익률이 높은 공제회들이 수년간 중위험·중수익의 대체투자에 많은 투자금을 넣었기 때문이다.

대상을 차지한 교직원공제회는 투자 프로세스와 실적 면에서 단연 앞서 있다고 평가받았다. 윤정선 국민대 교수는 “외부 평가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대체투자 자산의 공정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교직원공제회는 2017년 경영전략실 투자심사팀 주관으로 ‘공정가치 평가 협의회’를 6차례 연 것으로 나타났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지방행정공제회는 다양한 자산군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외 인프라 자산을 늘렸고, 20%대인 주식투자 수익률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연기금·공제회 가운데 가장 높은 10.9%대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동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경찰공제회는 외부 위탁운용사 선정 때 경쟁 요소를 강화하고, 운용역의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 노력 등을 인정받았다. 경찰공제회는 투자전략팀의 역할을 강화하고, 국제결제은행(BIS)의 새 협약 수준에 맞춰 신용 리스크를 도출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수상은 군인공제회와 소방공제회가 함께 수상했다. 군인공제회는 위기 예측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그에 따른 평가 기준을 구비하는 등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방공제회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총자산 8203억원)에도 운용체계를 명확히 갖췄으며 수익률(6.8%) 면에서도 양호하다고 평가받았다.

쓴소리도 나왔다. 정병욱 교수는 “공제회들의 자산배분 및 리스크 관리 체계의 표준화 정도가 다른 공적 연기금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실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공적인 역할이 강한 공제회에 대한 감독 주체가 불명확하다”며 “자체적으로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