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신규 항공사가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기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빠르게 노선을 늘리고 있다. 고유가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닥공 모드' LCC…신규 노선 늘린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LCC 6개사의 국제 노선은 207개로 지난해 말(170개)보다 약 21% 증가했다. 2014년 68개에서 4년 만에 세 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국제 노선이 192개에서 175개로 약 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LCC들은 ‘공급(노선)이 수요(여객)를 창출한다’고 보고 노선을 대폭 늘렸다”며 “반면 FSC는 일본, 아프리카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LCC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노선을 확장하는 항공사는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의 국제 노선은 지난달 기준 48개로 LCC 6곳 가운데 가장 많다. 2014년 19개에서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신규 노선 계획도 발표했다. 연말까지 지방 공항을 기점으로 11개 국제 노선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천, 김포, 제주 등 주요 공항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아직까지 여유가 있는 지방 공항을 대상으로 노선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도 이날 신규 노선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달 무안~일본 기타큐슈, 대구~베트남 하노이·일본 구마모토 노선이 개설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들어 대구~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해 6개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지난달 기준 티웨이항공의 국제 노선은 43개로 LCC 중 두 번째로 많다. 이어 진에어(36개), 이스타항공(34개), 에어부산(28개), 에어서울(18개)이 뒤를 이었다.

내년 상반기 신규 항공사가 시장에 진입한다면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3개 사업자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부터 심사에 들어가 내년 1분기에 면허 발급 여부를 발표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경기 둔화에 따른 여객 수요 위축 등 경영 여건이 좋지 않다”며 “기존 항공사는 새 항공사의 진입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노선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