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지난 1일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 지분 100%를 1조2760억원에 인수했다. 부채를 포함하면 총 인수가격은 약 2조9700억원이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이 2014년 ADT캡스를 인수한 가격(2조650억원)보다 9050억원 오른 것이다.

[마켓인사이트] SKT에 인수된 ADT캡스, 4년새 가치 1兆 올린 비결은
최진환 ADT캡스 사장(50·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년 만에 회사 가치가 1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은 경영 혁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취임 이후 직원 일인당 관리 고객 수는 25% 늘어났지만 고객 불만 건수는 오히려 9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칼라일이 인수한 뒤 2015~2017년 ADT캡스 연평균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24% 늘었다. 업계 1위 에스원 성장률(매출 8%, 영업이익 17% 증가)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 사장 재임 기간 고객 한 명이 1년에 제기한 불만 건수는 0.2건으로 이전에 비해 90% 감소했다. 보안 서비스 해약 사유 가운데 ‘서비스 불만족’ 비율도 30%에서 6~7%로 떨어졌다. 최 사장은 “서비스 불만율을 크게 낮춘 것은 앞으로 5~10년간 ADT캡스가 성장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칼라일과의 협업으로 이사회 멤버들이 각종 문제점을 찾아 전략을 제시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 칼라일은 2014년 ADT캡스를 실사할 때부터 기기 오작동을 가장 큰 문제로 파악했다. 출동 경보의 90%가 경보센서 등 기기 오작동 때문이었다. ‘바람만 불어도 출동 경보가 울린다’고 할 정도였다. ‘오작동→출동시간 지연·업무량 부담→고객·직원 만족도 하락’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칼라일과 최 사장은 LG전자의 휴대전화 제조담당 임원을 상품개발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보안장비 품질 관리를 전문가에 맡기자 오작동이 크게 줄었다. 최 사장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훗날 매각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게 칼라일의 지론”이라며 “사모펀드(PEF) 대주주들은 투자를 안 한다기보다 훨씬 깐깐하게 투자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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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결합으로 ADT캡스 실적 전망치도 높아졌다. 최 사장은 “취임 당시 약 1700억원이던 ADT캡스의 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을 4000억원으로 늘리고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현대라이프 대표를 지냈다. 2014년부터 ADT캡스 사장을 맡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