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진이 있는 아침] 사라져가는 삶의 흔적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사진이 있는 아침] 사라져가는 삶의 흔적
    세월의 때가 묻은 나무 창틀과 누르스름한 회벽, 목재 기둥이 교차해 벽면을 이뤘다. 열려 있는 짙은 색의 문으로 온화한 빛이 들어와 실내를 비추고 있다. 낡은 주택의 한 부분을 찍은 사진인데, 어린 시절 우리가 살았던 집을 떠올리게 한다. 이 사진은 사진가 박기호 씨의 ‘돈의문, 2013’이란 작품으로, 서울 돈의문, 미아동, 북아현동, 길음동 등 재개발을 위한 철거 현장에서 찍은 ‘고요한 경계’ 시리즈의 하나다.

    보통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은 철거가 진행 중인 오래된 주택가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찾으려 한다. 그런데 박씨는 거주민들이 오랜 세월 살며 남겨 놓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좇았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삶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아 나갔다. 그래서 그의 사진엔 한때 꽃피었던 서민들의 기쁨과 슬픔이 잔잔히 녹아들어 있다. 또한 예술적 형식미를 갖추고 있어 보는 즐거움을 준다. (한미사진미술관, 20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사진이 있는 아침] 에티오피아 여인들의 푸른 꿈

      두 여인이 온몸에 푸른 칠을 했다. 한 여인은 무표정하게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있고, 다른 여인은 머릿수건을 쓰고 있어 얼굴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에티오피아 사진가 에이다 물루네가 인물들을 채색한 뒤 연출해 찍은 ...

    2. 2

      [사진이 있는 아침] 인생을 닮은 빌딩들

      촘촘히 들어선 고층 빌딩들이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다. 빌딩 숲을 찍은 평범한 사진 같지만, 자세히 보면 건물에 창이 없다. 사진가 박찬민 씨의 ‘도시’ 시리즈의 하나인데, 건물의 전체적인 형태...

    3. 3

      [사진이 있는 아침] 수영장에 펼쳐진 우리의 자화상

      세 사람이 수영장에 꼿꼿이 서서 한쪽을 바라보고 있다. 공간을 감싸고 있는 파스텔 색조와 인물들의 자세가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사진은 슬로바키아 사진가 마리아 슈바르보바의 ‘수영장 시리즈&rsqu...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