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마구잡이 건립으로 국민 세금만 축내"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립박물관 10곳 중 3곳 이상은 정부의 인증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27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전국 공립박물관 187곳을 상대로 인증 평가한 결과 전체의 34.7%에 달하는 66곳은 기준점(51.21점)에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체부는 박물관의 운영형태와 유물관리, 전시사업, 관람객 유치 노력 등을 종합평가하는 공립박물관 인증평가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지자체별로 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위치한 공립박물관의 인증률은 77∼82%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충북은 8곳 중 5곳, 경북은 17곳 중 9곳, 강원은 22곳 중 11곳이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할 만큼 비수도권 지역의 관리 부실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람객 수를 봐도 2017년 말 기준 전국 350개 공립박물관 중 연 관람 인원이 3만명에도 못 미치는 곳은 100여 군데에 달했다.
경기도(50곳) 다음으로 박물관이 많은 강원도(47곳)의 경우 20곳, 경북(36곳) 15곳, 충북(23곳) 12곳의 경우 연 관람객이 3만명에 못 미쳤다.
관람객의 관심을 끌 만한 전시유물이 부족한 데도 문을 연 공립박물관도 여럿 있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손기정기념관은 높은 접근성에도 전시물이 38점에 불과해 1년간 관람객 수는 1만4천221명에 그쳤다.
지자체의 마구잡이식 건립과 주먹구구식 관리로 전국에 분포한 공립박물관이 주민들의 문화 향유에 기여하기보다는 운영비만 축내는 속 빈 강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국 지자체의 공립박물관 건립을 위해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만 각각 154억원, 120억원의 국고가 투입된 바 있다.
김재원 의원은 "일부 공립박물관이 관람 수요도 파악하지 못한 채 마구 건립됐고, 관람객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부족해 국민 세금만 좀 먹고 있다"며 "지자체는 정부의 인증평가를 토대로 콘텐츠 개발과 홍보에 역점을 두어 관람객 유치에 노력하는 한편,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박물관들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주도로 세금 낭비를 줄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