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 사이에 KT&G는 ‘찬바람이 불면 오르는 종목’으로 통한다.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을 풍족히 해 10~12월이면 주가가 강세를 보인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부진했던 KT&G가 다시 상승세를 탈지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진한 KT&G, 찬바람 불면 오를까
KT&G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500원(1.42%) 하락한 10만4000원에 마감했다. KT&G 주가는 올 들어 9만6000~11만5000원대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국내 시장을 잠식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KT&G는 이에 맞서 작년 11월 전자담배 ‘릴’을 내놨지만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에 수익성이 나빠졌다. 기대를 걸었던 담배 수출도 부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7, 8월 국내 담배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9.7%, 35.6% 감소했다.

이 회사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KB증권은 3분기 KT&G의 영업이익이 347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7.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일반 궐련담배 수요 위축으로 국내 시장에서 담배 판매량이 작년보다 8.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앞으로 상황이 바뀔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악재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고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유 현금만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되고 필립모리스 등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배당을 확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주당 배당금은 작년보다 200~300원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자담배 점유율이 상승세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투자증권은 KT&G의 전자담배 점유율이 2분기 14.5%에서 3분기 18.8%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