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주의 강조'에 "미국 주권만 강조해선 안 돼"
中매체 "美, 무역적자 발생 중국 탓만… 자체 문제 해결이 먼저"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관세로 대응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주요매체들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결하려면 자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26일 1면 논평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불공평 무역, 경제 침략, 지식재산권 침해, 국가자본주의 등으로 무역에서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국은 사실이 아닌 이유를 근거로 중국에 관세를 계속해서 부과하고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구체적인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면서 지난 24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중미 무역 마찰에 관한 사실 및 중국의 입장 백서'를 근거로 반박했다.

인민일보는 "지난해 미국의 대(對)중 수출은 1천298억9천만 달러로 2001년 대비 577% 증가했다"면서 "이는 미국의 전 세계 평균 수출 증가율인 112%보다 5배 가까이 높은 수치"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하이테크 제품 역시 대부분이 노동집약형 제조업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사실상 미국 기업들은 설계, 부품 공급, 판매 등 고부가 가치 단계에서 거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국가가 미국을 위해 공헌하는 부분에는 눈을 감고 있다"면서 "오로지 중국이 미국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에 협조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는 또 "미국은 자국 시장 개혁 정체, 발전상의 곤란 등의 문제를 모두 중국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면서 "미국의 시장 왜곡, 과도한 비용, 빈부 격차, 사회보장 부족 등 자신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에서 자국의 이익만을 위하는 미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국가 주권'을 강조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국가 주권이 미국 주권만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든 동맹국이든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2년간 미국과의 관계가 더 평등해졌는지를 절대다수가 아니라고 느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국가 주권'이 미국의 주권이 다른 국가와 국제규칙보다 위에 있다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최근 미국은 국제체계의 중요한 규칙을 훼손하고 다자주의에 심각한 충격을 줬다"면서 "미국이 선전하는 성취가 많은 국가의 손해의 대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