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재림’이다. 거짓말처럼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돌아왔다. 5년만이다. ‘붉은 포효’로 세계의 일요일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우즈의 시대가 다시 활짝 열릴 참이다.

우즈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CC(파70·7385야드)에서 끝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우승상금 162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우즈는 29명의 ‘세계 최강’경쟁자들을 모두 제압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 빌리 호셜(미국·9언더파)을 2타 차로 밀어낸 완벽한 승리다. 통산 80승. ‘차세대 황제’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공동 7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공동 4위) 등이 줄줄이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제이슨 데이(호주·18위),저스틴 토머스(미국·공동 7위), 더스틴 존슨(미국·3위) 등 차세대 황제로 분류되는 강자들도 모두 고개를 숙였다. 다만,손에 잡을 수 있을 듯했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우승컵과 1000만달러 보너스는 공동 4위를 한 로즈에게 돌아갔다.

공동 2위로 최종일에 나선 로즈는 17번홀(파4)까지 공동 6위로 뒤쳐지며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놓치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내며 1000만달러 보너스의 주인공이 됐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우즈를 포함해 단 30명만이 참가한 PGA 투어 ‘왕중왕’전이다. 2017-2018시즌 PGA 투어 정규대회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개 대회 성적을 반영한다. 우즈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20위를 유지해 최종전에 진출해 우승함으로써 ‘화룡점정’의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우즈는 “힘들었다. 하지만 오늘 겪은 모든 것,어려웠던 코스 모두 사랑한다. 처음엔 힘들었지만,모든 게 제자리를 되찾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우승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2013년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5년 1개월만에 통산 80승을 채우며 자신의 완벽한 부활을 완성했다. 1876일의 대장정이다.

PGA투어에서 통산 80승 이상을 올린 이는 샘 스니드(미국·82승)가 유일하다. 최다승 기록과의 격차도 2타 차로 좁혔다. 최종라운드를 3타 차 이상으로 선두에 나섰을 경우 100% 승률(23전23승)을 보였던 전설의 기록도 이어나갔다.

2년여 만에 투어에 복귀한 우즈는 세계랭킹도 20위권 안팎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히어로월드챌린지로 투어에 복귀하기 전 그의 랭킹은 1193위였다.

플레이오프 1차,2차전을 제패하며 페덱스컵 랭킹 1위로 최종전에 진출한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최종일 3타를 줄이며 분전한 끝에 19위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 우승자인 젠더 셔펠레(미국)는 5언더파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일한 한국계 선수인 케빈나(나상욱)도 이날 1타를 잃어 3오버파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내년에는 투어챔피언십 우승자가 페덱스컵 우승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룰이 바뀐다. 총상금도 3500만달러에서 6000만달러로 대폭 증액된다. 우승자는 1500만달러 보너스를 가져간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