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작년 11월 고점 대비 약 20% 낮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5000억원 어치 넘게 순매도했다.
증시 안팎에서 비관론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이 끝날 것이라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으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하지만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판단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가지 논란이 있지만 반도체 수급은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D램의 이익은 내년에도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기존 데이터 트래픽 처리용 서버뿐만 아니라 머신러닝(기계학습)·음성인식·클라우드 등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나오고 있어서다.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증권사 컨센서스)은 17조3035억원으로 작년보다 19.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 14조86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세가 7분기 만에 꺾였지만 이번 분기부터 신기록 행진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6.7배로 2013년(7.8배) 이후 최저치다. 증권가에서는 반등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메모리 다운사이클 우려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반도체 가격 추이에 주목할 것으로 보이면서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는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삼성전자 주가의 박스권 하단은 배당 매력과 높은 이익가치 등을 고려하면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주가 수준은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매력적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