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예방,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부터 바꿔야"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은 위암이다. 2015년 기준 국내 암 환자는 21만4701명이었는데 이 중 위암 환자는 2만9207명으로 전체의 13.6%를 차지했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은 이유는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 때문이다.

김진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사진)는 “위는 음식은 물론 함께 유입된 각종 세균이나 유해물질과 가장 직접적으로 오랫동안 접촉하는 장기”라며 “이런 물질이 지속적으로 공격한다면 위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위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40세 이후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1~2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을 꾸준히 받고 혹시 증상이 생기면 암 때문인지, 다른 질환 때문인지 전문의의 진단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위는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식도를 거쳐 내려온 음식물을 임시 저장하면서 장으로 천천히 전달하는 저장고 기능을 한다. 위액을 분비해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분해해 장에서 영양분이 흡수되기 쉽도록 만드는 소화 기능도 한다.

위암은 위 안쪽의 말랑말랑하고 매끄러운 점막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위점막세포가 발암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자극을 받으면서 손상돼 발생한다. 위암은 대부분 위점막세포에 생기는 선암이다. 림프조직에서 발생하는 림프종, 위의 신경·근육 조직에 생기는 간질성 종양, 육종, 신경내분비암도 있다.

위암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잘못된 식사습관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짜고 매운 음식, 탄 음식, 훈제 음식, 뜨거운 음식이 위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짠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은 적게 먹는 사람보다 위암 발병 위험이 4.5배 높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도 위험 요인이다. 한국인 50~60% 정도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 정도로 흔하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에 이른다. 위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 궤양을 동반한 위암은 초기에 속쓰림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위암이 진행되면 복부 위쪽에 불쾌감과 팽만감, 소화불량, 식욕부진, 체중감소, 빈혈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심하면 구토, 출혈로 인한 토혈(피가 섞인 구토물), 혈변이 나타난다.

음식을 삼키기 힘든 연하곤란과 위장관 출혈도 생긴다. 위암을 치료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수술이다. 김 교수는 “위암이 점막에 국한됐고 세포 분화도가 좋고 크기가 작으면 내시경으로 절제할 수 있다”며 “이 범위를 벗어난 위암부터 많이 진행된 진행성 위암까지는 암 상태에 따라 위 일부(70%) 또는 전체를 절제한다”고 했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짠 음식이나 탄 고기와 생선은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흡연과 음주는 삼간다. 김 교수는 “부모가 평소에 잘못된 식습관을 갖고 있으면 아이들도 영향을 받는다”며 “식생활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