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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고혈압약 사태' 책임 외면하는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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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ace@hankyung.com
    [취재수첩] '고혈압약 사태' 책임 외면하는 제약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원료를 사용했는데 제약사가 무슨 잘못입니까?”

    정부가 발암 물질이 함유된 고혈압약을 판매한 제약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예고하자 제약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된 고혈압약 원료 발사르탄을 수입할 당시 발암 물질 검출 가능성을 인지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불순물이 들어간 발사르탄 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이 본인 부담 없이 다른 약으로 재처방과 재조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재처방·재조제받은 환자 34만여 명에게 투입된 약값과 문제가 된 고혈압약을 조사하고 회수하는 데 든 비용은 수십억원 규모다. 발사르탄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건강보험이 지출하지 않아도 됐을 돈이다.

    제약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제약협회는 정부가 제약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도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인 NDMA의 위험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제약사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NDMA의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도 제약사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식약처는 NDMA가 함유된 발사르탄을 최고 용량인 320㎎으로 매일 3년 동안 복용할 경우 자연발생적인 발암 가능성에 더해 1만18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이 없기 때문에 제약사가 배상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미 발사르탄 의약품의 판매 중지와 회수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정부의 정책적 판단으로 재정이 투입됐는데 제약사가 사전에 인지할 수 없는 유해물질에 따른 손해를 물어내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동네 슈퍼에서도 제조·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물건을 반품해 주는데 환자의 생명이 달린 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약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중국산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복제약이 난립해 다른 나라보다 피해 환자 수가 더 많다. 국내 제약사들이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대승적 차원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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