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에도 제한적 상승…"미중 무역분쟁·남북정상회담 주목"
이번주(17~21일) 코스피지수는 반도체와 IT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달러 이상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돼 북한 이슈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대비 36.67포인트(1.60%) 오른 2318.25에 장을 마쳤다. 주중엔 2280선대에서 횡보세를 이어갔지만, 주 후반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강세로 2300선을 회복했다.

지난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도 반도체 고점론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헤지펀드 아팔루사 매니지먼트(Appaloosa Management)의 데이비드 테퍼 매니저는 마이크론에 대해 "서버, 클라우드, 스마트 자동차의 수요가 크다. 메모리칩 업황에 관해 큰 미래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중무역 분쟁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에 무역협상을 재개하자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제한적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IT와 반도체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겠지만, 아직까지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혼재돼 있다는 점에서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재차 확산될 우려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224조원) 이상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진행하라고 보좌진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날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지수 밴드로 2290~2350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2270~2330로 예상했다.

IT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정점론이 불거지면서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나타났지만,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재부각될 것"이라며 "업종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북한 이슈도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8~20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된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UN 총회도 18일부터 10월 초까지 개최되는데 관건은 남북의 경제협력방안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대북제재 해제 기대감의 재점화 여부로, 여전히 '비핵화'에 키가 있다"며 "북한 관련 이슈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추세적 상승 궤도에 오를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윤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충돌하고 있어 주가의 추세적 상승 재개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추가 조정은 제한적인 가운데 매력이 부각된 반도체 소재 산업재에 대한 업종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