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2007년 10·4선언 이후에 그다음 예산을 짤 때도 (비용추계) 제출액이 1천948억원이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10·4선언에도 많은 사업이 있었는데 그 당시 가능한 사업이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실태조사 이런 것들이어서 1천948억만 반영된 것"이라며 "(당시와 비교해도) 이번에 짠 예산이 축소됐거나 구체화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10·4선언은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지 않았지만 선언의 이행을 위해 곧이어 열린 남북총리회담의 합의서는 같은 해 11월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당국자는 통일부가 2008년 9월 10·4선언의 총사업비용으로 14조3천억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던 수치가 공식 집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당시 통일부는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 등에게 '10·4선언 합의사업 소요재원 추계' 자료를 제출하면서 14조3천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이 당국자는 "10·4선언 이후에 앞으로 이행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지 따져보자고 해서 담당자들이 따져본 것 같다"며 "(통일부가) 공식적으로 한 적은 없고 비공식적으로 담당 직원이 추계해 (의원실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후년에 필요한 건 또 심의해서 의결하면 되기 때문에 (이번 비용추계가) 국회의 심사 권한을 회피하기 위한 그런 방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또 국회 규칙인 '의안의 비용추계 등에 관한 규칙'에서 '비용추계의 기간은 해당 의안의 시행일부터 5년으로 한다'는 조항과 관련해서는 "5년치를 하면 좋은데 행정적으로 (판문점선언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적절한 범주를 (비용추계) 한 것"이라며 "이 규칙은 훈령 같은 성격이라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2천986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비용추계서도 함께 제출했다.
이를 두고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에만 최소 수조 원이 예상되는데 내년 예상비용만 포함한 것이 적절하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