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포함 동아프리카지역 전체 인구 31.4% 영양실조 상태"
기후변화·분쟁으로 기아 확대…"2030년 '제로 헝거' 목표 달성 불투명"


기후 변화와 분쟁 등의 원인으로 전 세계 기아 인구가 3년 연속 증가하며, 인구 9명 가운데 1명꼴로 배고픈 상태에 처해 있다고 유엔이 밝혔다.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등 유엔 산하 주요 국제기구는 1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 상태'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만성적인 식량 부족 상태에 놓인 인구는 8억2천100만명에 달해 2016년의 8억400만명에 비해 소폭 늘었다.

전 세계 인구가 76억여명 인 점을 고려할 때 9명 중 1명은 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셈이다.

한 동안 감소하는 듯 보였던 전 세계 기아 인구는 3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보고서는 특히 아프리카 거의 모든 지역과 남미에서 영양실조와 식량 부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내전으로 초토화된 에리트레아, 남수단 등이 포함된 동아프리카 지역은 전체 인구의 31.4%가 영양실조 상태에 놓인 것으로 분류돼 전 세계에서 기아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기아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로는 분쟁과 경제 침체, 자연 재해 등이 지목됐다.

보고서는 특히 "열파, 가뭄, 홍수, 폭풍 등 극단적인 기후 변화와 관련된 재난이 1990년 초반 이래 2배로 폭증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역시 식량부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7년 약 1천1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속적인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의 약 43%라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10여년 전인 2004∼2006년에는 영양부족에 처했던 북한 주민은 전체 인구의 35%가량이었다.

이에 따라 최근 2년(2015∼2017년)간 북한 주민의 영양부족 실태가 10여년 전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RFA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전 세계 어린이의 22%에 해당하는 1억5천100만명의 아동은 왜소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전 세계 성인의 13%에 이르는 6억7천200만명은 비만 인구로 분류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숫자는 2014년의 6억명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비만 인구 가운데 상당수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어쩔 수 없이 지방과 당분, 염분 함유가 높은 고열량 가공식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비만으로 내몰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완전한 기아 퇴치를 천명한 유엔의 '제로 헝거'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