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기대감 낮추고, 협상력 제고도 목적인 듯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이 지속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북한이 자력으로 경제강국을 건설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우리의 힘으로 경제강국을 보란 듯이 일떠세울 것이다' 제목의 논설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언제 한번 남의 도움을 받아 경제건설을 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일심단결·자력자강·과학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특히 "돌이켜보면 우리 일이 잘되고 우리가 잘 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제재 소동은 그 강도와 실행 수단, 적용 수법과 기간에 있어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장 극악하고 끈질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와 조금이라도 거래를 하는 나라들에도 강도 높은 제재를 들이댔다"며 "우리를 완전히 고립질식시켜 이 지구 상에서 아예 없애버리자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적대세력들의 비열한 책동을 단호히 쳐갈기며 자기의 힘, 자기의 손으로 부흥하는 강국을 일떠세워나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강용한 모습과 주체 조선의 강대함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전날 논설에서 '정치적 자주성'을 주장하며 "제국주의자들이 떼주는 처방"에 대한 거부감을 분명히 하는가 하면, 지난 2일에도 "경제적 예속은 정치적 예속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자력자강으로 "제재 봉쇄로 우리를 질식시켜보려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력에 의한 경제강국 건설 주장은 일단 오는 9일 정권수립 70주년을 앞두고 주민들을 향한 선전 차원이라고 평가된다.

특히 남북·북미·북중 정상회담으로 외부의 투자와 지원을 통한 경제성장에 기대를 가진 간부와 주민들에게 외부 의존을 버리라는 강한 메시지로 보인다.

그럼에도 남측 특사단이 3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간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의 물꼬를 트기 위해 방북한 시점에서 연일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이 북한에 경제성장 지원을 내세워 비핵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북미간 불신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섣불리 핵을 포기할 수 없고 경제발전 역시 자체적으로 해나갈 의지를 밝힘으로써 협상에만 목을 매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해 협상력을 제고할 목적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