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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안전·창의·모험 길러주는 경북형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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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끄럼틀·시소·그네 대신
    백두대간·동해 용궁 놀이터…
    아이들에 상상 날개 달아주는게
    아동 친화도시 경북의 핵심 과제

    김남일 < 경상북도 도민안전실장 >
    [기고] 안전·창의·모험 길러주는 경북형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우리 사회는 세월호 사고와 동해안 지진, 제천 화재사고에 이르기까지 각종 재난으로 인해 안전이 최고의 핵심 가치로 대두되고 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안전의식을 스스로 체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예방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은 초·중등 공립학교 내에 수영장을 갖추고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수영을 가르치고 있다. 각종 수난사고로부터 기본적인 생명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생존수영 교육이 의무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북 봉화, 영양, 울릉군에는 학교는 물론 군 단위 전체에도 수영장이 하나도 없다.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공원도 크게 부족하다.

    경상북도는 민선 7기의 중요한 목표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경북’을 설정했다. 경상북도가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어린이들의 안전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안전 체험시설 확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남 순천시가 ‘기적의 놀이터 사업’을 추진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2006년 전국에서 제일 먼저 시행한 ‘기적의 도서관 사업’의 후속 사업이다. 주민 반응이 좋아 다섯 개까지 늘어났고 세종시를 비롯한 다른 지방자치단체까지 확산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을 지을 때 의무화된 대부분의 어린이공원과 놀이터는 외면받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의 어떤 점이 이런 변화를 불러왔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와 주민이 놀이터를 함께 만든다는 것이다. 공원을 설계하기 전부터 아이들이 공원과 놀이터 콘셉트에 대해 의견을 내고 설계와 감리도 아이들이 한다. 놀이터 이름까지 아이들이 정하는 등 어린이 참여가 제도화돼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아이들이 노는 곳을 어른과 공무원들이 만들어왔다.

    순천은 아이들이 놀다가 다쳐 멍들 권리를 인정했다. 그래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을 체득하며 도전과 모험·상상을 펼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 공원 총괄기획자’라는 민간 전문가를 두고 일관된 정책 방향을 유지하고, 어린이가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보호하는 유급의 ‘공원 놀이터 활동가’도 두고 있다.

    일찍부터 실내에서 휴대폰을 들고 혼자 놀기부터 배우는 시대 상황에서 순천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잘 자라게 하는 것이 곧 ‘독립운동’이라고 했다. 경상북도는 시군과 협력해 경북만이 가진 스토리를 넣은 안전하고, 창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놀이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전성, 창의성, 심미성 등 3요소에 중점을 두면서도 천편일률적인 미끄럼틀, 그네, 시소가 없는 ‘3무(無) 경북형 놀이터’ 만들기 사업이다. 백두대간, 낙동강, 동해안에 있는 국립 백두대간수목원(봉화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상주시), 국립 해양과학교육관(울진군)과 연계해 백두대간 어린이 도깨비놀이터, 낙동강오리알 모래놀이터, 동해바다 용궁놀이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진정한 지방정부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어린이에게 관심을 갖고 보육하기 좋은 도시, 청년들이 찾아오는 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어린이 놀이터부터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는 아이들이 만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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