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올해 반등…신흥국엔 투자자 1년여 뒤 복귀" 세계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기업들의 자사주매입에 힘입어 내년 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세계 각지의 주식 전략가와 거래인 300여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3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들 전문가는 세계증시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탄탄한 경제성장세와 기업수익 성장을 바탕으로 새 고점을 찍고 있으나 무역전쟁 심화에 대한 우려, 금리 인상 때문에 변동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폴 오코너는 "투자자들이 서로 상충하는 다채로운 영향력들을 측정하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시장에 변동이 심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코너는 "우리가 예상하는 변동성은 때때로 투자자들에게 불안의 원천이겠으나 기회의 원천이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주요 주가지수가 내년 말까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는 작년만큼 상승하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10년여 동안 이어진 완화적 통화정책 때문에 주가가 지나치게 치솟아 대다수 거래소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미 장기평균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수익 성장이 자사주매입으로 PER을 낮추려는 현재 추세가 아닌 자본지출의 결과이어야 한다고 예전부터 지적해왔다.
응답자 66명 가운데 거의 절반은 기업들이 단기간에 자사주매입에서 실질적 투자로 전략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들 가운데 5명만 올해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고, 18명은 내년, 11명은 2020년을 그 시점으로 예측했다.
퍼스털링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로버트 핍스는 "원래 자본지출 명목으로 지정된 자금이 자사주매입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며 "지정학적, 무역과 연계된 불확실성이 유지되는 한 그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핍스는 "발행된 주식의 수를 줄임으로써 주당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기업들이 전 세계 차원의 불확실성, 특히 무역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렇게 큰 상황에서 장기 자본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경우 작년에 대규모 법인세 인하로 어떤 투자 유인책이 나왔더라도 중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설했다.
전문가들은 최장기간 강세장 기록을 세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S&P 500) 지수는 기업수익 성장이 둔화하면서 현재 수준에서 올해를 마치고 내년에도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의 FSTE100 지수는 영국이 유럽연합(EU)과 결별 조건에 합의하지 못한 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 때문에 다른 주가지수보다 뒤처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의 다른 지수들은 올해 남은 몇 달 동안 반등하겠으나 지난 1월 수준은 회복하지 못하고 소폭 상승한 채 2019년으로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들의 주식이 올해 참패를 당했으나 무역전쟁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내년 말까지는 개발도상국 주식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 참여자 54명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28명은 1년여가 지나면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 기간에 대해 다른 23명은 3개월∼1년, 나머지 3명은 3개월 이내를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