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 호전으로 낙관론 다시 힘 얻어
환율·유가 안정…"3분기 수출도 호조 전망"
◆개선되는 대외 여건
코스피지수는 2일 27.11포인트(1.16%) 오른 2371.72에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2355.30으로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뒤 등락을 거듭하며 조정을 받는 듯했지만 이날 다시 1% 넘게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나흘 만에 ‘사자’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가 448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관은 2511억원, 개인은 240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주요 지수가 민간고용 지표 호조에 힘입어 동시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하자 한국 증시도 탄력을 받았다. 지난달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4월보다 25만3000명 늘어 시장 전망치인 18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신규주문지수도 59.5로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수출이 2, 3분기에도 호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1.1%로 2015년 3분기(1.3%) 이후 6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해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운 것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1100~1150원, 국제 유가가 배럴당 45~55달러 선에 머무르면서 수출기업에 유리한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최적 상태)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이 이미 충분히 예상하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에 후행하는 금리 인상은 증시에 충격을 주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IT·내수주 비중 늘려야”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7개월 연속 상승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올해를 제외하고 1997년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장이 이어진 시기는 두 차례(2001년 10월~2002년 3월, 2007년 2~7월)뿐이었다. 일각에선 과거 경험에 비춰 지난 1월부터 맹렬히 오르던 코스피지수가 6월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다시 강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2002년 당시에는 86.7%, 2007년에는 42.1%에 달했다”며 “올해 상승률은 17%여서 과열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는 2분기 실적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엇갈리는 ‘차별화 장세’가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회사를 포함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45조782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2분기보다 11.4% 늘어나는 수치다.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1770.2%) 반도체(514.4%) 게임(208.2%) 섬유의복(50.3%) 증권(38.0%) 건설(30.5%) 등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화학(-2.3%) 자동차(-12.8%) 석유 및 가스(-18.1%) 조선(-19.9%) 등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증시에서 삼성전자(2.86%) LG전자(6.52%) 등 전기전자업종이 2.62%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화학(-0.7%) 전기가스업(-0.86%) 운송장비(-1.09%) 등은 하락하는 등 업종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주와 내수 경기 회복에 따른 내수주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만수/홍윤정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