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시 주석은 7월 중동과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한 데 이어 오는 3~4일 베이징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개최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힘쏟고 있다.
5주년 기념 좌담회 참석 "주변국 발전에 도움되는 사업"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 5주년을 맞아 일대일로가 주변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사업 추진 5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시 주석은 "일대일로 건설을 통해 동주공제(同舟共濟·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정신,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갖는 운명 공동체 의식을 잘 보여줬다"며 "이로써 글로벌 거버넌스 변혁에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공했다"고 자평했다.그는 "대화와 협상, 함께 건설하고 함께 누리는 원칙, 국가 간 협력의 최대 공약수를 도출하는 방식을 통해 정치적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경제적으로 서로 융합할 수 있다"며 "한 발짝씩,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일대일로를 심화시키고 인류 운명 공동체를 건설해나가자"고 제안했다.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역점을 걸고 추진 중인 대외 정책인 일대일로와 관련해 최근 영미권을 중심으로 박한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나왔다.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전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현재 중국은 세계 78개 국가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이는 주로 중국이 중국 국유 은행을 통해 상대국에 자본을 빌려주고 중국 국유 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해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중국이 초기 자본을 대지만 중국 기업이 이익을 상당 부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이런 가운데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해당 국가의 성장을 끌어내기보다는 막대한 채무 부담을 안기고 말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일례로 일대일로의 주요 참여국인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투자 사업으로 빚더미에 오르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중국은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환구시보는 서방 언론이 중국의 대외 원조와 해외 투자를 깎아내리며 '채권 제국주의'라는 용어를 들먹이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중국에 '새로운 제국주의 국가' 이미지를 덧씌워 채무국들의 상환 의지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전격 취소한 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모두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던진 승부수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해법은 ‘선(先) 미·중 무역분쟁 해결, 후(後) 미·북 협상’이다. 서로 얽혀 있는 두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기보다는 순차적으로 각개격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해와 같은 한반도 위기국면 재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중국이 북 비핵화 안 돕는다”트럼프 대통령은 4차 방북길에 오르려던 폼페이오 장관의 계획을 번복시키며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는 북한의 비핵화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때문에 북한 비핵화에 과거보다 비협조적이라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무역갈등 때문에 중국이 북한 비핵화 협상을 돕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약해진 건 중국이 뒤에서 북한을 돕기 때문’이라며 ‘중국 배후론’을 폈다. 북한 비핵화를 ‘방해’하는 중국부터 손보지 않고는 비핵화 협상에 나갈 수 없다는 판단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선 다른 톤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트위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따뜻한 안부와 존경을 전한다. 곧 다시 보길 고대한다”며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갈등을 무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고위급 협상 계획을 취소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열흘가량 앞둔 5월24일 김정은에게 보낸 서신에서 북한의 미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이유로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이후 북한이 유화적 태도로 돌아서자 정상회담을 재개했다.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구체적 성과를 얻지 못하면 오히려 코너에 몰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시 주석의 9월9일 방북설이 거론되는 등 북·중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는 걸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당장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늦어지는 비핵화 시간표트럼프 대통령의 ‘폭탄선언’에 중국 측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루캉 대변인 명의의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주장은 기본 사실에 위배될 뿐 아니라 무책임한 것”이라며 “중국은 줄곧 전면적이고 엄격하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했다”고 반박했다.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이랬다저랬다 변덕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중국 책임을 거론한 건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풍계리 실험장을 폐쇄하고, 탄도미사일 발사 시설 철거와 미군 유해 송환 등 성의를 보였지만, 미국은 대북 독자제재에 나서는 등 북한에 대한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4일 “극히 정당한 이유를 바탕으로 한 취소”라고 미국을 거들었다.당초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4차 방북은 지난달 3차 방북 이후 지지부진했던 미·북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이번에 구체적 성과가 나오면 9월 시 주석 방북, 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9월 하순 유엔총회에서 남·북·미·중 4개국의 종전(終戰)선언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데탕트’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취소되면서 북한 비핵화 논의는 당분간 제자리 또는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역갈등 등 미·중 패권 경쟁이 비핵화 협상의 변수로 작용하면서 ‘북한 비핵화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한정 부총리 "'중국 제조'를 '중국 지능화 제조'로 전환할 것"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디지털 경제 발전을 강조하고 나섰다.이는 미국이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 제조 2025' 겨냥해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 부과를 개시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시 주석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2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충칭(重慶)에서 막을 올린 '중국 국제 스마트 산업박람회'에 보낸 축사에서 "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으로 과학기술과 산업이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에 디지털 경제와 실물 경제를 융합해 신규 산업과 경영 방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시 주석은 "중국은 디지털 산업화를 통해 질이 높은 발전과 생활 수준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 발전에 새로운 동력과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중국은 각국과 함께 디지털 경제 발전을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번 회의는 인공지능이 경제와 생활을 풍부하게 만든다는 주제로 세계 경제 발전 추세와 같이한다"면서 "이번 회의 참가 대표들이 협력 강화를 통해 인류 운명공동체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부총리는 이날 개막식에서 "중국은 디지털 산업 발전을 중요시한다"면서 "중국은 6년 연속 산업용 로봇 최대 소비국이며 인공지능 발전 규모가 연평균 40% 이상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한 부총리는 "중국은 인공지능을 통해 핵심 기술을 혁신하고 '중국 제조'를 '중국 지능화 제조'로 전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중국 제조 2025'는 시 주석이 집권 후 야심 차게 추진해온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이다.2025년까지 첨단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 기술 및 원료 물질, 로봇, 통신장비, 첨단 화학제품 등 10개 하이테크 제조업 분야에서 기술 자급자족을 달성해 제조업 초강대국으로 발전하겠다는 전략이다.그러나 미국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첨단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가 미국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간주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 포문을 열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