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31일 정례회의에서 현대라이프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푸본생명은 대만 본사에서 조만간 기업설명회를 열어 현대라이프 자회사 편입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푸본생명은 1993년에 설립된 대만 2위 보험사로, 2017년 말 기준 총자산은 136조원이며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현대라이프는 금융위 승인을 얻는 대로 주주총회를 열어 푸본현대생명으로 사명변경안도 결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2012년 옛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로 출범시킨 지 6년여 만이다. 금융위 승인 후 푸본생명은 곧장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푸본생명(2336억원)과 현대커머셜(603억원)이 참여한다. 현대라이프는 신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산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증자 완료 후에는 최대주주가 푸본생명(지분율 62%)으로 바뀐다. 현대커머셜이 지분율 20%로 2대 주주에 오르고 현재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는 17%로 낮아진다. 현대모비스는 본업인 자동차부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증자 불참을 결정했다. 나머지는 우리사주조합과 개인 지분이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가 완료된 뒤에는 작년 말 175%였던 지급여력(RBC)비율이 210%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8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푸본생명이 추천한 이재원 현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확정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6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6년 연속 적자를 냈다. 하지만 전속 설계사 조직을 축소하고 텔레마케팅(TM)·퇴직연금을 강화하면서 올 1분기에는 10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분기에도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기조로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향후 TM 채널 및 퇴직연금 영업 활성화와 푸본생명의 해외 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자산운용 강화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라이프는 2015년 12월 푸본생명이 2대 주주로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0%였던 해외 운용자산 비중을 작년 말 24%까지 확대했다. 이를 현재 보험업법상 해외 투자 한도인 30%까지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