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특별대표는 폼페이오 `구원투수'… 대북협상 상시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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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협상 성공위해선 폼페이오도 자주 직접 관여해야"
비건, 폼페이오-볼턴간 경쟁에서 폼페이오 조력 역할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스티븐 비건 전 포드 부회장을 대북 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한 것은 북미 간 핵 협상이 고위급에서 상시화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협상이 지금까지보다 구조화하고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을 유지하면서 북미 협상을 신속히 진행시키기 위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할 수 있는 고위급 인물로, 대북 협상을 전담할 수 있는 특별대표의 임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돼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문제 외에도 중국, 러시아, 이란, 시리아 문제 등 북한 핵 문제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비중을 갖는 외교 과제가 쌓인 마당에 매일매일의 대북 협상을 챙길 여유가 없는 처지였다.
이런 폼페이오 장관에게 비건 특별대표는 대북 협상을 위한 '구원 투수'인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까지 불규칙하게 북한을 방문, 협상할 때마다 다음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이후 다른 일정을 봐가며 정해야 했다.
이는 대북 협상에 회의적인 전문가들로부터 다음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는 조소를 받으면서 북한과 미국간 협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앞으론 비건 대표가 북한측 채널과 상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불규칙한 협상 일정과 국무장관이라는 무게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때마다 협상의 성패를 놓고 의회, 언론, 전문가들로부터 시달리는 것 역시 협상을 이끄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협상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중간에 크고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과정인데 폼페이오 장관은 매번 방북 후 손익 결산을 받아야 했다.
이에 비해 비건 대표는 폼페이오 장관에 비해 덜 주목받는 조용한 여건에서 단발적인 협상 성패 평가에 덜 신경쓰고 협상할 수 있는 입장이다.
미 정부 안팎에서 대북 협상과 대화 경험이 풍부한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공영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계속 굴러가기 위해선 "수주, 수개월 걸릴 수도 있는 대면 접촉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며 대북 협상 특별대표를 빨리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매체들과 인터뷰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날아가 이틀간 만나고 실무자들에게 맡기는 방식으론 협상이 잘 될 수 없다"며 협상 권한을 가진 고위급 인사의 임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대북 협상 특별대표엔 "상당한 중량감이 있는 매우 고위급으로, 대통령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을 임명,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 측근들을 직접 상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나 비건 특별대표가 대북 협상을 전담하더라도, 폼페이오 장관 역시 "항시적으론 아니더라도 자주 직접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하긴 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 핵 협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존 켈리 국무장관이 협상을 직접, 자주 챙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3월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경질설이 나돌 때 존 볼턴 현 국가안보 보좌관과 함께 후임자로 거론된 일종의 '경쟁자'였다는 점에서 대북 정책에서 볼턴과 서로 견제하는 관계인 폼페이오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비건 대표에 대해 존 나글 하버퍼드스쿨 교장은 당시 NPR과 인터뷰에서 신미국안보센터(CNAS)에서 같이 일해서 잘 아는 사이라며 "원만한 실용주의자"라고 평했었다.
성격 면에서도 볼턴과 상반되는 인물인 셈이다.
비건은 지난 2008년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비상근 외교자문역으로 활동하면서 그해 6월 군축협회(ACA) 주최 토론회에 나서 매케인의 외교 정책을 적극 옹호했다.
범네오콘(신보수주의)계에 속하는 볼턴과는 다른 공화당의 정통적인 외교 노선을 따르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비건, 폼페이오-볼턴간 경쟁에서 폼페이오 조력 역할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스티븐 비건 전 포드 부회장을 대북 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한 것은 북미 간 핵 협상이 고위급에서 상시화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협상이 지금까지보다 구조화하고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을 유지하면서 북미 협상을 신속히 진행시키기 위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할 수 있는 고위급 인물로, 대북 협상을 전담할 수 있는 특별대표의 임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돼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문제 외에도 중국, 러시아, 이란, 시리아 문제 등 북한 핵 문제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비중을 갖는 외교 과제가 쌓인 마당에 매일매일의 대북 협상을 챙길 여유가 없는 처지였다.
이런 폼페이오 장관에게 비건 특별대표는 대북 협상을 위한 '구원 투수'인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까지 불규칙하게 북한을 방문, 협상할 때마다 다음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이후 다른 일정을 봐가며 정해야 했다.
이는 대북 협상에 회의적인 전문가들로부터 다음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는 조소를 받으면서 북한과 미국간 협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앞으론 비건 대표가 북한측 채널과 상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불규칙한 협상 일정과 국무장관이라는 무게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때마다 협상의 성패를 놓고 의회, 언론, 전문가들로부터 시달리는 것 역시 협상을 이끄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협상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중간에 크고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과정인데 폼페이오 장관은 매번 방북 후 손익 결산을 받아야 했다.
이에 비해 비건 대표는 폼페이오 장관에 비해 덜 주목받는 조용한 여건에서 단발적인 협상 성패 평가에 덜 신경쓰고 협상할 수 있는 입장이다.
미 정부 안팎에서 대북 협상과 대화 경험이 풍부한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공영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계속 굴러가기 위해선 "수주, 수개월 걸릴 수도 있는 대면 접촉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며 대북 협상 특별대표를 빨리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매체들과 인터뷰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날아가 이틀간 만나고 실무자들에게 맡기는 방식으론 협상이 잘 될 수 없다"며 협상 권한을 가진 고위급 인사의 임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대북 협상 특별대표엔 "상당한 중량감이 있는 매우 고위급으로, 대통령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을 임명,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 측근들을 직접 상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나 비건 특별대표가 대북 협상을 전담하더라도, 폼페이오 장관 역시 "항시적으론 아니더라도 자주 직접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하긴 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 핵 협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존 켈리 국무장관이 협상을 직접, 자주 챙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3월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경질설이 나돌 때 존 볼턴 현 국가안보 보좌관과 함께 후임자로 거론된 일종의 '경쟁자'였다는 점에서 대북 정책에서 볼턴과 서로 견제하는 관계인 폼페이오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비건 대표에 대해 존 나글 하버퍼드스쿨 교장은 당시 NPR과 인터뷰에서 신미국안보센터(CNAS)에서 같이 일해서 잘 아는 사이라며 "원만한 실용주의자"라고 평했었다.
성격 면에서도 볼턴과 상반되는 인물인 셈이다.
비건은 지난 2008년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비상근 외교자문역으로 활동하면서 그해 6월 군축협회(ACA) 주최 토론회에 나서 매케인의 외교 정책을 적극 옹호했다.
범네오콘(신보수주의)계에 속하는 볼턴과는 다른 공화당의 정통적인 외교 노선을 따르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