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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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가상화폐(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중국 관영 신문인 중국증권보는 “암호화폐 투기를 막기 위해 당국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등 124개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해외 거래소 등을 경유해 계속 암호화폐 거래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9월 암호화폐 공개(ICO)를 금지시키고 자국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암호화폐 기업과 거래소들은 해외로 이전하면서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는 흔적을 감춘 듯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메신저를 이용한 개인간(P2P)거래와 해외 사이트를 경유한 암호화폐 투자가 성행했다. 이에 관계 당국은 암호화폐 시장 단속을 위해 해외 암호화폐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접속 차단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선 22일에는 중국 1위 메신저 위챗도 당국 지시로 암호화폐 관련 정보 검열을 강화했다. 금색재경(金色財經), 후오비 타임즈(Huobi Times) 등 중국의 유명 암호화폐 매체들이 위챗에서 퇴출당한 이유다.

아울러 암호화폐 행사 유치 금지 조치도 시행됐다. 베이징시는 이달 17일부터 사무실, 빌딩, 호텔, 쇼핑몰 등의 암호화폐 관련 행사 개최를 금지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암호화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34% 하락한 741만원, 이더리움은 0.48% 내린 31만3000원, 이오스는 0.71% 떨어진 5555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가격이 이미 떨어져 있는 데다 중국 위안화 거래가 전체 비트코인 거래 금액의 1% 미만으로 줄었을 정도로 중국 정부 정책의 영향력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중국보다는 미국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등 암호화폐 선진국들의 정책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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