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北 비핵화 성공하려면 미국이 실질적 양보해야"
교착국면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타개하려면 '불가침' 약속을 보장하는 미국의 실질적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미국 한반도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데이비드 강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협상이 교착된 책임은 북한이 아닌 미국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남북이 3차 정상회담을 9월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하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여는 등 한반도 '데탕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두달 간 북미관계 발전을 위해 한 일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해주길 기다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비핵화에서 최종 거래에 도달하려면 비핵화의 반대급부로서 실질적인 '무언가'를 제공해야 하는 쪽은 미국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강 소장은 "미국 정부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덜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며 "그런 보장 없이는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더딘 최근 상황을 놓고 많은 전문가들이 "그것 봐라"라는 식으로 비난하지만 실제 북미 양측이 내놓은 '양보'에 관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미사일·핵실험 중단 선언,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및 서해 발사장 해체,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반환, 억류 미국인 석방, 반미 선전전 완화 등의 조치들을 했지만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조치 외엔 양보한 게 없다는 것이다.

강 소장은 "북한의 모든 양보 조치들은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것들로, 북한은 명백히 긴장 완화를 위해 기꺼이 움직일 의향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이 움직이기 전까지 북한은 더이상 양보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과연 할 것인가 논쟁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춰와 미국의 불가침 보장에 대한 북한의 합당한 요구를 간과하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이 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강 소장은 "최대 압박이라는 미국의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고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제재 압박에 동참하려는 국가도 별로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구체적 행동 없이는,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더이상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