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사가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6월21일 노사가 상견례를 한 뒤 2개월 만이다. 판매 부진과 미국발(發) 관세폭탄 가능성 등 한국 자동차산업 위기를 감안해 예년보다 빨리 합의안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 노사는 22일 경기 광명에 있는 소하리공장 대회의실에서 9차 본교섭을 열고 기본급 4만5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250% 및 일시금 30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지급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임금 인상 규모는 현대차 노사가 지난달 27일 타결한 합의안과 같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여부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별도 논의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종업원 삶의 질 향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아차 노조는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오는 27일 실시한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노조 조합원 사이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집행부가 강경 투쟁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관련 파업을 한 차례만 했다. 회사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이어졌던 과도한 파업이 자제돼 2011년 무파업 이후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적었다”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