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비토즈, 브링프라이스 등 창업한 지 1~2년 된 2세대 OTA(온라인 여행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트립비토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트립비토즈, 브링프라이스 등 창업한 지 1~2년 된 2세대 OTA(온라인 여행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트립비토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창업한 지 1~2년 된 2세대 OTA(온라인 여행사)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 1세대 OTA가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자 온라인 여행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2세대 OTA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화 검색 등 기존 플랫폼에 없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숙소, 항공권 등 특정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선택과 집중’ 나선 2세대 OTA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
2017년 7월 설립된 트립비토즈는 고등학교 동창과 회사 동기 등 4명이 차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숙소 가격이 하락하면 자동으로 차액을 돌려주는 ‘박대리’ 서비스를 앞세워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트립비토즈는 올 5월 SJ투자파트너스 및 KB증권으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트립비토즈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정지하 대표(32)는 2013년 두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부부 동반 여행을 하면서 트립비토즈의 사업 모델을 떠올렸다. 더 편하고 저렴하게 숙소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의외로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같은해 11월 숙소·항공·액티비티를 모두 최저가로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 아이디어를 구상해 당시 다니던 코넬대 주최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익스피디아에 3년여간 근무하며 정 대표는 현재의 ‘트립비토즈’ 사업 모델을 완성했다.

트립비토즈가 취급하는 숙소는 세계 65만 개에 달한다. 익스피디아 등 기존 OTA 제휴사가 상당수지만, 일부는 자체 제휴한 곳도 있다. 이 중 9만5000개는 세계 최저가 수준으로 예매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여기에 가격에 민감한 고객을 위한 박대리 서비스를 추가해 경쟁력을 높였다. 박대리는 9월 초 이용하기로 하고 8월 중순에 예약한 호텔의 가격이 8월 말께 떨어지면 그 차액만큼 적립금 형태로 자동 환급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으로선 더 싼 숙소를 찾아 발품을 팔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정 대표는 “자체 분석 결과 사용자의 절반이 자신이 예약한 숙소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플랫폼을 재방문하고 있었다”며 박대리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말에는 자체 개발한 챗봇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중국에서는 글로벌 OTA인 씨트립과의 협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중국인 특성을 고려해 알리페이 결제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중국법인을 설립한 이후엔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 알고리즘으로 B2B 수익도

원용연 
브링프라이스 대표
원용연 브링프라이스 대표
2016년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브링프라이스는 이용자 취향을 반영한 항공료, 호텔료 검색 알고리즘 등 총 3개의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브링프라이스의 초기 멤버는 전남대 선후배 등 ‘친한 형 동생’ 네 명이다. 2014년 함께 전남대 연구실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최적화 알고리즘을 연구했고, 그 결과물로 이듬해 8월 한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

브링프라이스의 핵심 서비스는 자동화된 다구간 항공권 검색이다. 이용자가 국적기를 선호하는지 혹은 외항사도 상관이 없는지, 가격이 낮은 대신 경유 시간이 긴 항공권을 선호하는지 등을 따져 검색 결과를 노출한다. 항공권 전용 글로벌 OTA인 스카이스캐너의 제휴사를 받아서 쓰고 있지만, 검색결과는 스카이스캐너와 크게 다르다. 검색 기술의 차이가 결과값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이용자 정보가 부족하면 기존 사용자 중 비슷한 나이대에 성별이 같은 이들이 주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여준다. 선택한 항공권 가격이 향후 7일 안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지, 그 반대인지를 예측해 현재 구매하는 게 적합한지를 조언하는 기능도 담았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2016년 스카이스캐너에서 주최한 ‘스카이스캐너 파생 스타트업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원용연 브링프라이스 대표(27)는 “단순 왕복 항공권 이용자보다 여러 경로를 한꺼번에 예약하는 다구간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구축에 주력했다”며 “자동화된 알고리즘으로 이용자를 위한 ‘여행경로 비서’를 만들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국내 여행사 및 e커머스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 서비스를 기업 대 기업(B2B) 방식으로 제공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중견 여행사인 여행박사가 브링프라이스의 주 고객이다. 지난 21일부터는 위메프도 브링프라이스 기술을 통한 검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브링프라이스는 올해 안에 자체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더 완전한 형태의 OTA로 거듭날 계획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