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의 은행권 공동인증 서비스 ‘뱅크사인’이 오는 27일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부분 은행이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서만 이 인증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PC를 통한 인터넷뱅킹에선 도입을 준비하지 않아 ‘반쪽 인증’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27일 뱅크사인 서비스를 시작하도록 일정을 잡았다. 당초 지난달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준비가 늦어진 데다 은행장들 일정을 맞추지 못해 한 달여 미뤄졌다.

뱅크사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자거래의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인 은행권 인증 서비스다. 은행권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증서로 주거래 은행을 통해 스마트폰에 뱅크사인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다른 은행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유효기간도 3년으로 길어 매년 갱신할 필요가 없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들과 함께 2016년 11월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1년8개월여를 준비해왔다. 당초 서비스 개시는 7월 말로 예정했지만 은행의 결산 업무가 몰리는 시기라 8월 중순으로 한 차례 미뤘다. 이후 은행장들의 출장 등으로 다시 연기됐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은행장 대상으로 시연회를 마친 뒤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뱅크사인은 모바일에서만 이용할 수 있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인증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모바일과 PC 모두에서 가능한 은행은 국민은행, SC제일은행, 케이뱅크(K뱅크) 등에 그친다. 다른 은행들은 모바일에서 적용한 뒤 차례로 PC뱅킹에 도입할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