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교량붕괴 참사 원인은… 관리 소홀·설계 결함에 수사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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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원인규명 본격 착수…운영업체에 '관리의무 준수했나 입증하라' 통보
사장교 방식의 모란디다리 설계 결함 여부…기대수명 50년 경과도 주목 대상
현재까지 38명의 사망자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의 교량 붕괴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탈리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7일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제노바 모란디 교량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유지·보수 소홀과 디자인 결함 등 크게 두 갈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무 부처인 이탈리아 교통부는 16일 사고가 난 교량의 운영사인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에 계약에 명시된 안전 관리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향후 15일 내로 입증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무너진 교량은 자체 예산으로 재건설할 것도 촉구했다.
참사 초기부터 이윤 추구에만 골몰한 채 관리는 뒷전이었다며 아우토스트라데를 강하게 성토해온 이탈리아 정부는 이 회사의 관리 소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고속도로 운영권 회수 또는 거액의 벌금 부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와 관련,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A10 고속도로 모란디 교량 구간을 운영하는 아우토스트라데의 모회사 아틀란티아로부터 모든 사업권을 회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아틀란티아에 1억5천만유로(한화 1천938억원)의 벌금 부과 방침도 이미 밝혔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는 사업권 회수 처분은 지난한 법정 다툼을 초래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상당수의 돈을 도로망 정비에 투자한 아우토스트라데에 정부가 거액을 보상할 책임이 뒤따를 위험이 큰 만큼 단순히 벌금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0여 개에 달하는 이탈리아 민간 고속도로 운영회사 가운데 최대 회사인 아우토스트라데는 이탈리아 고속도로 중 절반에 가까운 3천20㎞ 구간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아우토스트라데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사고가 난 1.2㎞의 모란디 교량 구간에 대해 정기적이고, 철저한 안전 점검을 해왔으며, 안전 진단 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에게 일을 맡겼다"며 관리 소홀 의혹을 부인했다. 교량 자체의 설계 결함도 이번 참사를 일으킨 유력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와 프랑스 남동부 해안을 잇는 A10 고속도로의 일부인 이 교량은 이탈리아 토목전문가 리카르도 모란디의 설계로 1967년 완공됐다.
탑에 교량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사장교 방식으로 건설된 이 교량의 특이한 점은 철근 케이블이 아닌 콘크리트 인장 케이블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교량은 50여 년 전 건설 당시에는 토목 기술의 혁신적 구현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모란디 교량과 유사한 공법으로 건설된 다리가 전 세계적으로 단 3개인 것에서 드러나듯 이 같은 교량 설계는 안정성이 입증이 안 돼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모란디 다리의 위험성을 누차 경고해온 안토니오 브렌치치 제노바대학 건축학과 교수는 "설계 자체의 결함이 빠른 부식을 유발했기 때문에, 끊임없는 관리가 요구됐다"고 지적했다.
경제지 '일 솔레 24'에 따르면, 실제로 2년 전 모란디 교량을 대대적으로 보수한 아우토스트라데는 이번에 무너진 교량 기둥을 포함해 다리의 하중이 집중된 2개의 주요 기둥을 보강하는 2천만 유로(약 257억원) 규모의 공사 입찰을 내달 공고할 예정이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닐 호킨스 명예교수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1960년대에 건설된 교량들이 보통 50년의 기대 수명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하며, 무너진 다리가 이미 설계상의 수명을 넘어선 점에 주목했다.
호킨수 교수는 또한, 바다에 면한 항구 도시인데다 산업이 발달한 제노바의 특성도 콘크리트 부식을 비정상적으로 앞당기는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봤다.
공기 속에 포함된 염화칼슘 성분과 공해 등이 콘크리트 부식을 촉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반 세기 전 건설된 교량들이 현재의 교통량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돼 지속적으로 과도한 하중을 받아온 점도 이번 참사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연합뉴스
사장교 방식의 모란디다리 설계 결함 여부…기대수명 50년 경과도 주목 대상
현재까지 38명의 사망자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의 교량 붕괴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탈리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7일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제노바 모란디 교량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유지·보수 소홀과 디자인 결함 등 크게 두 갈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무 부처인 이탈리아 교통부는 16일 사고가 난 교량의 운영사인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에 계약에 명시된 안전 관리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향후 15일 내로 입증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무너진 교량은 자체 예산으로 재건설할 것도 촉구했다.
참사 초기부터 이윤 추구에만 골몰한 채 관리는 뒷전이었다며 아우토스트라데를 강하게 성토해온 이탈리아 정부는 이 회사의 관리 소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고속도로 운영권 회수 또는 거액의 벌금 부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와 관련,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A10 고속도로 모란디 교량 구간을 운영하는 아우토스트라데의 모회사 아틀란티아로부터 모든 사업권을 회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아틀란티아에 1억5천만유로(한화 1천938억원)의 벌금 부과 방침도 이미 밝혔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는 사업권 회수 처분은 지난한 법정 다툼을 초래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상당수의 돈을 도로망 정비에 투자한 아우토스트라데에 정부가 거액을 보상할 책임이 뒤따를 위험이 큰 만큼 단순히 벌금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0여 개에 달하는 이탈리아 민간 고속도로 운영회사 가운데 최대 회사인 아우토스트라데는 이탈리아 고속도로 중 절반에 가까운 3천20㎞ 구간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아우토스트라데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사고가 난 1.2㎞의 모란디 교량 구간에 대해 정기적이고, 철저한 안전 점검을 해왔으며, 안전 진단 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에게 일을 맡겼다"며 관리 소홀 의혹을 부인했다. 교량 자체의 설계 결함도 이번 참사를 일으킨 유력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와 프랑스 남동부 해안을 잇는 A10 고속도로의 일부인 이 교량은 이탈리아 토목전문가 리카르도 모란디의 설계로 1967년 완공됐다.
탑에 교량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사장교 방식으로 건설된 이 교량의 특이한 점은 철근 케이블이 아닌 콘크리트 인장 케이블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교량은 50여 년 전 건설 당시에는 토목 기술의 혁신적 구현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모란디 교량과 유사한 공법으로 건설된 다리가 전 세계적으로 단 3개인 것에서 드러나듯 이 같은 교량 설계는 안정성이 입증이 안 돼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모란디 다리의 위험성을 누차 경고해온 안토니오 브렌치치 제노바대학 건축학과 교수는 "설계 자체의 결함이 빠른 부식을 유발했기 때문에, 끊임없는 관리가 요구됐다"고 지적했다.
경제지 '일 솔레 24'에 따르면, 실제로 2년 전 모란디 교량을 대대적으로 보수한 아우토스트라데는 이번에 무너진 교량 기둥을 포함해 다리의 하중이 집중된 2개의 주요 기둥을 보강하는 2천만 유로(약 257억원) 규모의 공사 입찰을 내달 공고할 예정이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닐 호킨스 명예교수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1960년대에 건설된 교량들이 보통 50년의 기대 수명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하며, 무너진 다리가 이미 설계상의 수명을 넘어선 점에 주목했다.
호킨수 교수는 또한, 바다에 면한 항구 도시인데다 산업이 발달한 제노바의 특성도 콘크리트 부식을 비정상적으로 앞당기는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봤다.
공기 속에 포함된 염화칼슘 성분과 공해 등이 콘크리트 부식을 촉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반 세기 전 건설된 교량들이 현재의 교통량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돼 지속적으로 과도한 하중을 받아온 점도 이번 참사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