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7조원 규모의 미국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APT) 도입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은 KAI가 APT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한국 역대 최대 방산 수출이라는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

KAI "방산수출 새 역사 쓰겠다"… 美 고등훈련기 최종 제안서 제출
KAI 관계자는 16일 “파트너사인 록히드마틴이 지난 13일 미국 공군으로부터 APT 사업 최종가격 제안서를 접수해 15일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APT 사업은 미 공군의 노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KAI는 자체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개조한 ‘T-50A’(사진)를 앞세워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T-50은 2011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이라크와 필리핀, 태국 등에 총 64대를 수출하면서 안정성과 성능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공군 고등훈련기와 경전투기 등으로 144대가 운용 중이다. T-50A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의 고등훈련기인 BTX-1은 2016년에야 초도 비행에 성공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PT 사업을 수주하면 KAI는 총 사업비의 절반에 가까운 8조원 규모의 T-50A 기체 구조물 제작을 맡게 된다. 미국 수출을 통해 세계 최고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면 T-50A가 글로벌 고등훈련기 시장을 재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APT 예산이 올해 반영된 만큼 미국 정부의 올 회계연도가 끝나는 다음달 30일 이전에 미 공군이 최종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