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지속에 논 용수 공급 '비상'…전남 농경지 폭염 피해 300㏊ 넘어서
신안·보성서 벼 고사…물 필요한 '수잉기' 벼 피해 본격화 우려
벼가 이삭을 배는 수잉기(穗孕期)에 접어든 논에 물 공급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폭염과 가뭄을 잘 견뎌왔던 벼가 본격적으로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닥쳐 대규모 고사 피해가 우려된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신안 지도(5㏊), 보성 장도(1㏊) 논에서 고사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올여름 들어 폭염이나 가뭄과 관련해 벼 피해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쪽 모두 도서 지역으로 물 공급 상황이 여의치 않은 섬에서는 이미 용수 대란이 시작된 셈이다.

내륙에서도 벼의 물 마름 현상이 심해지고 그 면적도 넓어지고 있다.

특히 빗물에만 의존하는 천수답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현재 전남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46.4%로 평년(70.2%, 10년간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친다.

가뭄이 지속하면 봄부터 최악의 가뭄에 허덕였던 지난해 저수율(38.5%)과의 간격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저수율도 전남(42.4%)은 전국 최저치를 기록해 충남과 함께 '심각' 단계에 있다.

벼의 경우 중만생종 수확기가 10월 초·중순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9월 말까지는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해줘야 한다.

소나기라도 오기를 기다리는 농업 현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폭염과 가뭄에 따른 피해가 과수나 채소에 집중됐지만, 이제부터는 벼도 고사 면적이 넓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전남에서는 지난 15일 현재 모두 304.1㏊ 농경지에서 폭염과 가뭄 피해가 발생했다.

작물별로는 단감(92.0㏊), 사과(38.9㏊), 포도(22㏊), 아로니아(15㏊) 등 과수가 가장 많은 173.7㏊를 기록했다.

고구마(43.9㏊)·콩(16.1㏊)·옥수수(10.8㏊) 등 밭작물 71.8㏊, 인삼(36.9㏊) 등 특작물 40.6㏊, 채소(12.0㏊) 등도 피해를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