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사진)이 한국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창용 IMF 국장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빈곤층에 도움 안돼"
이 국장은 지난 13일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한 특별강연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 기업은 가격을 올리는 것이 당연한데 (정부가) 가격마저 누르니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빈곤층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엉뚱한 결과까지 나왔다”며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한국 정부의 재정지출이 10년 뒤부터 유례없는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빠른 고령화로 헬스케어 비용과 연금 지출 등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MF는 한국이 이 같은 재정지출 추세를 감당하려면 국민부담률(2016년 현재 26.3%)을 2027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4.3%) 수준까지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부담률은 1년간 낸 세금에 국민연금 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더한 값을 그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것이다.

이 국장은 세계 경제와 관련해선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오름세를 이어오다가 정점을 지나는 상황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경제는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주요국과의 무역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