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오리무중…"금고 있었지만 열쇠 모두 피의자가 갖고 있어"
현금 수송차량에서 2억원을 훔친 용의자의 행방이 사흘째 묘연해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달아난 수송업체 직원 A(32)씨의 뒤를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범행 직후 경기도 방향으로 달아난 A씨의 행방이 이틀째 오리무중이다.

A씨는 현재 휴대전화를 이용하지 않고 도주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승용차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A씨 승용차에 대해 수배를 내렸으나 이후 A씨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A씨가 경기도 평택 인근에서 은신해 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뒤를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용이나 사설 CCTV 등을 확인해보며 A씨가 어디 있는지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이 현금 수송업체에 입사한 당시부터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범행 이틀 전부터 휴대전화를 꺼 두는가 하면 범행 전날 밤 수송차량이 주차하는 곳 주변에 미리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해두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이 곳곳이 나타난다.

그는 과거 다른 현금 수송업체서 일하다 그만두고서는 2∼3년가량 다른 업계에 종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이 수송업체에 입사한 지 며칠 안 돼 2억원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또 당시 함께 일을 했던 동료 2명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했으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수송차량 안에 금고가 없다고 알려졌던 것과 달리 금고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금고 열쇠 두 개를 두 명이 각각 나눠 갖고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A씨가 열쇠 두 개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료들이 A씨가 '가방을 가지고 나갔다'고만 진술해 금고 여부가 제대로 확인이 안 됐다"며 "열쇠 두 개를 A씨가 모두 갖고 있어 돈을 쉽게 꺼내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 37분께 천안시 서북구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동료 두 명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돈을 넣으러 간 사이 수송차량 안에 있던 현금 2억원을 미리 주차해둔 자신의 차량으로 옮겨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송업체 관계자들은 사건 발생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10분께 경찰에 도난 사실을 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