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만큼 고객 서비스 중요"…락인효과 기대
"유동인구가 없기 때문에…"
애플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의 시의원과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애플스토어 입점에 대해 나눈 대화다.
애플은 애플스토어 입점 조건을 까다롭게 검토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유동인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이런 이유로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에도 오랫동안 애플스토어가 없었다. 애플은 지난해 여름 신사옥 ‘애플 파크’를 지은 뒤에야 애플스토어를 개장했다. 그만큼 애플은 애플스토어 주변의 유동성을 중시한다.
8일(현지시간) 오전 11시에 방문한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내 애플스토어는 애플의 까다로운 조건에 걸맞는 플래그십 매장이다. 이 매장은 문도 없고 벽도 없다. 그만큼 접근성이 수월하다. 게다가 하루 80만~100만명 정도의 인파가 드나드는 세계 최대 규모 기차역인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내 위치했다. 유동성으로 따지면 따라올 곳이 없는 셈이다. 이곳은 뉴욕에선 5번째로 개장한 애플스토어로, 2011년 12월 9일 개장했다. 2만3000 평방피트(약 646평)의 매장 규모는 애플스토어 중 최대다. 애플스토어 대부분이 3000~6000평방피트 규모로 운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 얼마나 공을 들인 매장인지 알 수 있다. 애플이 한달 지불하는 임대료만 80만달러(한화 약 9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애플스토어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ㄷ'자 형태다. 가운데 메인 자리에 아이폰을 중심으로 맥북, 맥, 아이패드가 진열됐다. 양쪽 끝엔 A/S를 담당하는 지니어스 바와 애플스토어의 특징인 스타트업(직원이 맥 사용법을 강의해 주는 장소)과 악세사리 코너가 자리했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 애플스토어의 가장 큰 특징은 24시간 연중무휴 영업이다. 매장 직원은 "24시간 동안 열려있어도 손님들은 끊이지 않는다. 이곳은 언제나 사람들이 찾아오는 뉴욕의 아이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로 출발하는 고객의 경우 제품을 주문하고 역에 도착해 제품을 바로 찾아갈 수도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을 빠져나와 향한 곳은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1호점이다. 사방이 유리로 둘러진 외관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한 공사가 끝나지 않아 임시 매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2001년 최초로 개점한 이 애플스토어는 그랜드 센트럴역 매장에 비해 크기는 작다. 하지만 전 세계 490개 애플 스토어를 대표하는 상징성은 대단하다. 이곳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전 세계 애플 팬들이 만든 수백미터의 줄로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제품을 사려는 사람보다 업무를 보거나 쉬어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애플 매장이라기보다 뉴욕 시민들의 '쉼터'에 가까웠다.
애플스토어 매장 직원들은 2번의 강사 교육을 통해 고객들에게 애플 제품과 관련된 강의를 한다. 제품을 파는 것만큼 서비스도 중요하다는 게 직원들의 생각이다. 고객들은 본인의 아이패드나 맥북 등을 가져와 테이블에서 업무를 보거나 필요할 때마다 애플 스토어 직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제품 판매 업무외에 이 또한 당연한 업무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철저한 교육을 거치는데, 판매사원을 아르바이트생으로 뽑거나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하는 일반 매장과 달리 애플스토어 직원은 일부를 제외하고 정규직 직원이다.
매장 직원은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애플 제품과 관련된 강의를 한다. 제품을 파는 것만큼 서비스도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평소에는 120명의 직원이 상주해 있고 교대 직원을 합치면 800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러한 고객서비스를 통해 락인 효과(Lock in)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지속적인 고객 서비스를 통해 한 번 구매한 제품을 계속 구매하게 만들 수 있단 얘기다.
한편 삼성전자는 9일(한국시간 10일 0시) 애플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갤럭시노트9을 공개한다. 언팩 행사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다.
뉴욕(미국)=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