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금고 계약이 끝나는 서울시 25개 구청 가운데 도봉구, 구로구, 중구, 영등포구, 서대문구 등 다섯 곳이 지난달 입찰 신청을 마감했다. 이 중 예산 규모 6400억원인 구로구와 5500억원인 도봉구가 지난달 말 금고 은행으로 현재 맡고 있는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오는 10일 영등포구가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데 이어 성동구, 송파구, 강동구 등도 이달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번 구금고 유치전에서는 서울시 1금고를 따낸 신한은행이 전산 시스템 연계상 이점을 활용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리은행이 초반부터 2개 구청 금고 은행을 모두 지켜내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자금을 받아와 따로 구금고 시스템을 운영해 지장이 없다”며 “기존에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점과 편의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서울시 금고와 구금고가 다른 전산 시스템을 쓰면 구청 공무원들이 업무상 불편해질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내년부터 서울시 1금고를 맡게 되는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세입, 세출 업무를 분리해 2개 시스템을 각각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고지기 쟁탈전에선 출연금 경쟁도 더욱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이 제시한 출연금 규모가 예년보다 4~5배 이상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